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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엉짱 Jun 18. 2024

청년은 미래를, 중년은 현재를, 노인은 왕년을 말한다.

[소소해도 행복한 걸 어떡해?]

저녁 시간, 중장년들이 자리를 잡은 대폿집은 시끌벅적했다. 오랜만에 만난 사십 년지기 초등학교 동창인 친구와 소주잔을 기울이기에 아저씨들이 가득한 노포 분위기의 대폿집은 더없이 좋은 곳이었다. 우리는 대폿집 사장님이 안내해 준 한 귀퉁이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옆자리의 머리가 하얗게 센 형님뻘 나이로 보이는 노신사들은 술기운이 벌겋게 달아오른 얼굴로 목청이 터질 듯 열변을 토하고 있었다. 각자 오랜 세월의 흔적같은 자신들의 이야기를 풀어놓고 있었다. 그들의 공통점은 “내가 왕년에는 말이야~”, “나 때는 말이지~”라며 용맹했던 자신들의 지난 세월을 서로에게 뽐내고 있었다는 것이다.


원하지는 않았지만, 우리의 술상이 차려지기 전까지 옆자리에서 과거의 경험과 추억을 나누는 노신사들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그들의 말에 따르면, 그들은 각자가 젊었을 때 사회에서 한가락씩 하던 인물이었고, 가정에서는 준엄한 가장이었으며, 부모 봉양에 부족함이 없는 듬직한 아들이었다.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있자니, 문득 ‘청년은 미래를 말하고, 중년은 현재를 말하고, 노인은 왕년을 말한다고 한다.’라는 말이 떠올랐다. 이는 인생의 단계마다 중요하게 여기는 시간의 흐름을 표현한 것이다. 나는 잠시 동안 사람의 일생에 대해 생각했다.


인생의 전반기인 청년기는 삶의 시작점이며 미래의 꿈과 야망을 품는 시기이다. 이 시기에는 삶의 목표를 이루고자 끊임없이 노력하며, 자신의 가능성을 믿고 미래에 대한 희망을 키워나간다. 학업, 취업, 연애 등 다양한 도전과 경험으로 무장하며 빠르게 성장하는 시기다. 특히, 미래에 대한 비전은 삶의 원동력이 된다. 하지만, 미래에 대한 과도한 기대와 불확실성은 부담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사회의 변화와 경제적 불안정은 청년들이 꿈꾸는 미래를 불투명하게 만들기도 한다. 그렇기 때문에 이 시기에는 현실적인 목표 설정과 꾸준한 노력이 중요하다. 미래를 꿈꾸는 과정에서 현재의 가치를 잊지 않고, 균형 잡힌 시각을 가지는 것이 필요하다.


인생의 중반기인 중년기에는 청년기에 세운 목표와 꿈을 현실로 이루기 위해 노력하는 시기이다. 직장, 가정, 사회에서 주어진 책임을 감당하며 현재의 삶에 집중한다. 자신의 목표를 성취해 가며, 안정된 삶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한다. 중년의 현재는 그동안의 노력과 경험이 결실을 맺는 시기이기도 하고, 이는 자신과 가족의 행복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러나, 이 시기에는 새로운 도전과 변화에 대한 두려움도 존재한다. 현재의 안정된 삶을 유지하기 위해서 현실에 안주하게 될 위험이 있고, 이는 자신의 발전을 저해할 수 있다. 따라서 중년이 되면 현재에 충실하되, 변화와 성장을 지속적으로 추구하려는 태도가 필요하다. 현재의 삶을 즐기며, 동시에 미래를 위한 준비를 게을리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인생의 후반기인 노년기는 삶의 경험과 지혜가 축적된 시기이다. 지금껏 살아온 인생을 성찰하고, 과거의 경험과 추억을 회상한다. 왕년의 이야기들은 그동안 겪어온 삶의 여정을 반영하고, 젊은 세대들에게 중요한 교훈과 지혜를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과거에만 머물러 있는 것은 현재의 삶을 소홀히 할 위험이 있다. 노년에도 새로운 도전과 경험을 통해 삶의 활력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과거의 경험을 바탕으로 현재의 삶을 풍요롭게 만들고, 미래를 준비하는 태도가 필요하다. 과거의 지혜를 통해 현재를 즐기고, 미래를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시각이 중요한 것이다.


각 세대는 서로 다른 시간의 흐름에 집중한다. 옆자리의 노신사들은 왕년에 집중하며 추억을 회상하고 즐거워했다. 그들의 얼굴에서는 행복이 전해졌다. 행복이 별건가? 좋아하는 사람들과 함께 즐거운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만들어가는 그 소소한 일도 일상의 행복이 되기엔 충분하다. 나 역시 노신사들처럼 사십 년지기인 초등학교 친구와 함께 추억이 담긴 이야기보따리를 꺼내며 작은 행복으로 가슴을 채웠다. 잊고 살았던 어릴 적 기억들에 웃음이 났고, 우리가 처한 오늘의 현실에 고민을 했으며, 중년의 나이이지만 다가올 내일에 대한 희망을 함께 나누면서 가슴 설레었다. 대폿집에 머문 두 시간 동안 노신사들과 알 수 없는 묘한 공감대를 형성하며, 오늘 하루를 행복으로 가득 채운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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