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집 막내아들> 대사로 보는 삶

내가 주변 사람에게 최선을 다하는 이기적인 이유

by 작가 이윤호

Jtbc 금토일 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 2화에서 순양그룹의 진양철 회장이 대선 후보 3명 중 누구에게 대선 자금을 지원할지 집안사람들에게 묻는 장면에서 순양그룹의 막내아들인 어린 진도준은 진양철에게 이런 말을 합니다.


"저라면 3등이 1등이 되기 전에 빨리 주겠어요. 그것도 상대가 생각하는 돈보다 훨씬 많이요.

3등일 때 주면 은혜를 입었다고 생각하지만 1등이 된 다음에 주면 그때는 당연하다고 생각할 테니까."


그 후의 장면에서 진양철 회장은 당선이 될 것 같은 3등뿐 만 아니라 1,2등에게도 대선자금을 주라고 했던 진도준에게 왜 그렇게 하라고 했냐고 물어보죠. 그러자 어린 진도준은 3등이 1등이 되어 당선되고 나면 남은 1,2등도 나중에 1등이 되지 않겠냐는 말을 합니다.


이 장면을 보자면, 순양그룹의 진양철 회장은 이 당시의 대통령이 기업에 얼마나 많은 영향을 줄 수 있는지를 알기에 유력한 대선 후보에게 대선자금을 지원하고자 합니다. 대선자금을 지원하기 전에, 어떤 후보가 제일 당선의 가능성이 있는지 파악하는 것이 중요했습니다. 그리고 후보자가 원하는 니즈를 제대로 알고 그 니즈를 명분으로 대선자금을 지원하죠. 상대방의 가치를 명확히 알고 욕구를 공략하여 내 편으로 끌어당긴 것입니다.


물론, 어린 진도준은 윤현우가 환생한 인물이기에 3등이었던 사람이 당선된다는 사실을 미리 알고 있었습니다. 그렇다고 해도 3등이 1등이 되기 전에 빨리 주겠다는 말과 그 뒤의 말은 진짜 명언이죠. 당장의 일만이 아닌 먼 미래에도 투자한 것입니다. 지금 가장 불리해 보이는 3등은 누구도 관심이 없습니다. 그럼에도 누군가의 지원을 받고 1등으로 올라설 수 있죠. 그렇게 1등이 되면 본인을 믿고 도와준 누군가에게 필히 은혜를 갚습니다. 그러나 1등이 된 이후에 지원해준다면 당연한 것으로 여기고 뇌물이라 생각하겠죠. 단순한 호의가 아닌 잘 봐달라는 속물적인 의도가 뻔히 보이는 것으로 고마워하지 않을 것입니다. 이제는 그 1등이 지원을 받을지 말지를 선택할 수 있는 것이죠. 그렇기에 꼴찌라는 사회적인 시선으로만 보는 것이 아닌 그 대상을 편견에서 벗어나 실질적인 가치로 평가할 수 있는 자세로 3등이 1등이 될 것이라고 예상할 수 있다면 그 사람이 생각하는 본인의 가치보다 더 많은 돈으로 지원하는 것입니다. 그 결과 3등이 정말 1등이 된다면 더 고마워할 것이 당연하기 때문이죠. 결국에, 순양그룹은 반도체 독점권을 얻게 됩니다.



저는 위의 대사에서 "3등일 때 주면 은혜를 입었다고 생각하지만 1등이 된 다음에 주면 그때는 당연하다고 생각할 테니까." 이 말로 여러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는 이런 말을 알고 있습니다.


"진정한 친구는 힘들 때 같이 있어주는 친구다."

"힘든 순간이 되어서야 비로소 진짜 친구를 알 수 있다."


친구는 많을 수도, 적을 수도 있습니다. 친구가 많다고 해서 행복하다고 할 수 없고 친구가 적다고 해서 불행한 것은 아니죠. 그러나 친구가 많든 적든 내 인생에서 힘든 날은 옵니다. 경제적으로 힘들 수도 있고 주변의 폭력으로 고통받을 수도 있고 정신적으로 힘들 수도 있죠. 그때가 되면 힘들다는 말이 저절로 나오고 기운도 없어 내 옆의 사람을 힘들게 할 수도 있습니다. 변덕스러운 성격은 주변 사람들을 피곤하게 하죠. '같이하면 기쁨은 두배가 되고 슬픔은 반이 된다.'는 말에서 기쁜 것은 두배는 것이 맞지만 슬픔은 같이 나누면 두배가 됩니다. 주변 사람도 같이 슬퍼지기 때문이죠. 그래서 내 옆에 있던 친구가 지치고 힘들어 하나 둘 떠나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옆에 있어 준 친구들은 진정한 친구였던 것이죠. 힘든 날이 있으면 언젠가 좋은 날도 옵니다. 그렇게 주변을 돌아볼 수 있는 날이 되면 힘들 때 본인을 응원해줬던 친구들이 가장 먼저 생각납니다. 무언가 더 해주고 싶고 뭐라도 더 주고 싶은 마음이 듭니다. 역으로 내 주변 친구가 힘들 때 내가 옆에 있어주고 응원해준다면 그 친구도 나한테 감사함을 느끼겠죠. 그 감사함은 어떤 식으로든 되돌아오는 날이 있습니다.


그렇지만 많은 사람들이 본인들과는 다르다는 이유로 차별하고 무시합니다. 본인이 직접 본 그 사람의 가치가 아닌 사회적인 평가로 그 사람을 바라보죠. 그래서 주변에 힘들어하는 사람이 있어도 무엇 때문에 힘든지 알려고 하지도 않습니다. 물어봐도 오히려 더 상처를 줄 때도 있죠. 그랬으면서 만약 그 사람이 성공하고 나면 그 사람과 아는 사람이라는 것이 인생 최대 업적이 되어 자랑합니다. 그 사람이 힘들 때 옆에 있었다면 아는 사람이라는 타이틀이 아닌 이야기까지 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타이틀을 달 수 있었는데 아쉬움이 크겠죠.


사실, 저는 이런 이기적인 이유로라도 주변 사람에게 최선을 다합니다. 살다 보면 잘 맞는 사람도 있고 나와 생각이 다른 사람도 많습니다. 그래도 생각이 다르다는 이유로. 사는 삶이 다르다는 이유로 포기하기에는 좋은 사람은 많죠. 내 분야가 아니더라도 다른 분야에서 멋있는 사람은 저를 애타게 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그중에서 성공할 수 있는 사람은 몇이나 될까요? 그래도 누군가는 분명 성공할 것입니다. 그때 적어도 얼굴 붉힐 일이 없도록 그리고 웃는 얼굴로 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려고 합니다. 그러니 당신도 이런 이기적인 이유라도 꼴찌조차 무시하지 않고 응원해줬으면 합니다. 당신에게 내가 후순위더라도 나를 응원해줬으면 합니다. 꼴찌는 지금이 제일 최저점이고 저도 지금이 제일 최저점입니다. 매 순간 성장하고 있는 내가 최고가 됐을 때 너를 기억할 수 있도록 너가 내 옆에 있었으면 해. 그렇게 해준다면 너가 힘들 때 나도 네 옆에 있을게.



표지사진 출처: <재벌집 막내아들> 공식 홈페이지(Jtbc)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