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올해는 아무에게도 연락하지 않았다.
써보면 몇 초도 걸리지 않는 문장인데 ‘안녕’을 담은 인사는 해가 갈수록 줄어만 간다.
새해나 설날, 추석이 되면 평소 연락하지 않던 오래된 지인이나 은사님, 친구들에게 가볍게라도 문자를 보내곤 했다. 더 어릴 적에는 직접 전화를 걸어 목소리로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는 말을 건네기도 했다.
하지만 이제는 문자나 카톡 한 줄을 보내기 위해 잠깐 고민하는 그 시간조차 귀찮아졌다. 단톡방에서도 누군가 먼저 운을 띄워야 그제야 인사를 건넨다. 굳이 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일 것이다.
굳이 하지 않아도 이어질 인연은 이어지고, 떠날 인연은 결국 떠나게 되어 있다. 그럼에도 문득 생각하게 된다. 누군가의 안녕과 건강을 먼저 바라던 그 인사들은, 정말 이제는 할 필요가 없는 것이 되어버린 걸까.
점점 마음이 메말라가는 걸까, 아니면 자연스러운 변화일까.
그것도 아니라면, 나만 애써야 유지되는 관계라면 그냥 놓아도 되는 관계라는 회의감일까.
예전에는 갑작스러운 연락이 상대를 귀찮게 하지는 않을지, 불편하지는 않을지 조심스레 고민하며 인사를 건넸던 것 같다. 지금의 나는 그런 고민조차 쓸데없다고 느낀다.
‘연락할 사람은 결국 연락하겠지.’ 대부분 그렇게 생각하며 살아가고 있으니까.
서로에게 안녕을 건네는 말은 점점 줄어들고, 나 역시 사람과의 관계를 쉽게 정리해 버리는 사람이 되어가고 있다는 사실을 어느 순간 발견하게 된다. 그래서 이제는 누군가에게 전할 수 없게 되어버린 그 말을 이곳에서나마 조용히 빌어본다.
안녕하라고.
올해는 건강히 복 많이 받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