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그녀의 홍점이 좋아요

뒤늦게 띄우는 답장

by 이작가야



새하얀 피부에 동그랗고 말똥말똥한 큰 눈과 귀여운 코. 어릴 적 모습 그대로 자라나 젖살만 빠진 얼굴 오른쪽 뺨에 자리 잡은 점 하나.


"이거 홍점이에요."


어릴 적엔 빼고 싶었으나 이제는 이게 나인 것 같아 좋다는 말을 듣고 나서야 나의 눈에 그 점이 한가득 담겨온다.


'와 나 붉은 점은 처음 보는데.'


'예쁘다 예쁘다' 하니 정말 내가 더 예뻐지는 것만 같고

'고맙다' 말해주니 더욱이 이유 없이 챙겨주고 싶고

'잘한다 멋지다' 말하니 힘을 내서 무언가를 더 시도해 보게 되더라.


붉은 입술이 예뻐 말도 예쁘게 하는 건지

똑똑한 머리 덕에 지능이 높아 다정한 건지

한 참 어린 너에게 홀려 이렇게 그동안 쓰지 못하던 글마저 써 내려가게 되었다.


옆에 있는 사람이 누구냐에 따라 나라는 사람도 달라진다던데 어쩌다 생각지도 못하게 복덩이를 만나 일상도 나의 일도 꽤나 재미난 하루하루를 만난다.


인연이라는 건 참으로 희한하다. 몇 년을 한 동네에 있었으니 한 번쯤은 스쳐 지나갔을 법한 사람인데 어쩌다 같은 장소에서 만나

어쩌다 생일을 축하받고

어쩌다 또다시 같은 장소에서 만나 일주일 내내 보는 사이가 되어버린다.


취향이 명확한 우리는 서로 다른 것 같지만 꽤나 많은 것이 닮아있다. 내가 좋아하는 것을 네가 좋아하기도, 네가 관심 있는 것에 내가 흥미를 갖기도 한다. 비슷한 사람을 만난 다는 것이 어렵다는 걸 알면서도 나는 무슨 운이 들어온 건지 동네에서 쉽사리 발견해내고야 만다. 어쩌면 네가 날 찾아온 건지도 모르지.


내가 언제부터 홍점을 좋아하게 된 건지 마치 우리에게

타임랩스를 걸어놓은 것 마냥 시간이 너무 빨리 지나버려 기억도 가물가물 하지만 찰나의 순간 네가 깊숙이 침투해 버린 기분이다. 어쩌다 정신을 차려보니 내가 쳐놓은 울타리를 모두 넘어버리고 내 옆에 네가 웃으며 서 있더라.


표현에 서툴던 내가 점점 널 닮아가는 걸 느끼고 이제는 사랑하는 누군가를 만나면 "사랑해"라는 표현을 서슴없이 할 수 있을 것만 같다. 우리가 서로에게 배워나가는 작은 것들 하나하나가 서로를 좀 더 성숙하게 만들어간다는 걸 느낀다.


내가 좋아하는 붉은 홍점을 가진 너에게 참 고맙다.

우리가 친구가 되어 정말 다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