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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락한 윤건희 왕조와 간신들

by zaka



정치 뉴스는 일체 보지 않던 나다.

채널을 돌리다 어쩌다 보게 되면

서로 으르렁대며 싸우는 것만 봐서 혀만 쯧쯧 찼다.

내 눈에 비친 정치 집단은 이랬다.


-서로 고소하고 고발하며,
비방하는 것에 최적화된 집단

-민생을 위한답시고,
주판질만 하는 표리부동한 집단

-멀쩡했던 사람도 영구, 맹구가 돼버리는
집단 체면에 취약한 집단


정치 집단의 꼴불견에 희망이 없어지니

관심도 없어진 지 꽤 오래다.

부끄럽지만 여당, 야당의 구분도 헷갈릴 만큼

정치는 늘 ‘건너뛰기’ 대상이었다.

이런 정치 문외한이 정치에 눈을 뜨게 된 것은

윤석열 정부가 들어서면서부터다.


여느 영부인들과는 다른 미인 영부인이

대통령보다 TV에 많이 나오는 게 신기해서

들여다보기 시작했다.


대통령 보다 TV에 더 많이 나오는 영부인...
영부인이 하도 정국을 시끄럽게 해서...


대충 이슈들을 훑어보니,

공짜 디올 백을 맨 영부인이 뒤로 정재계를 휩쓸고 다니면서, 어지간히 입김을 넣고 돈을 해먹은 모양이다.


대한민국 대통령 이름이 뭐냐고 물어보면

‘윤건희’라고 답해야 할 정도다.

이 한쌍의 VIP는

법도 초월하고 제왕적 행사를 하고 다니더니,

마침내 ‘짐이 곧 국가’라는 망상에 빠져

왕명(계엄령)을 내리고,

왕명에 거스른 자들을 엄벌로 처단코자 하는

구국정 행동(비상계엄)을 결심하는 지경까지 이르게 된 거다.


갑자기 민주공화국에서 조선왕조로

시대 변혁이 일어났는데

깜짝 놀라지 않을 사람이 어디 있을까.

국민 모두가 갑자기 시대를 거꾸로 가는

타임머신을 타게 된 거다.

오죽하면 '전국 집에 누워있기 연합회'까지

누워있지 못하고 여의도로 달려 나왔을까.

왕정으로 바뀌면 혹여 자유롭게 누워있지도,

자유롭게 말할 권리도 잃어버리게 될까 봐.


< 집회에 참여한 별별 조직들 >
-제발 아무것도 안 하고 싶은 사람들의 모임
-전국 집에 누워있기 연합
-전국 뒤로 미루기 연합
-말이 되는 소리 연합
-걸을 때 휴대폰 안 보기 운동본부
-미국너구리연합 한국지부
-선호 외계인 보호협회
-토요폭식회 프로참석자 모임
-안주보장이사회


정치에 ‘정’자도 몰랐던 내가,

송구스럽지만 박근혜 탄핵 때도 별 관심 없던 내가,

자칭 ‘불의에 눈감기’ 모임의 대표였던 내가,

이제 정치가 최대 관심사가 됐다.

예능이 시시할 정도다.

정치가 재밌어진 이유는 단 하나.

바로 내 문제로 연결됐기 때문이다.

만일 친위 쿠데타가 성공했다면,

브런치스토리에 지금처럼 윤건희 정부의 몰락을 어떻게 다루나.

이번 정치적 사태는

죽고 사느냐의 문제로 직결된다는 점에서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생존 욕구를 발동시켰다.

그래서 나처럼 정치에 등 돌렸던 자들이라도

거리로 쏟아져 나올 수 있게 된 거다.


지금껏 누리고 있던 여러 사회적 자유를
이번 비상계엄 사태로 잃어버릴 수도 있었다.


그래서 국민의힘이 국민들로부터

욕을 먹는 이유도 단 하나.

민심을 잃어버린 왕은 자기 지지율을 높이고자

전쟁 도발도 도모하고 있었다.

전쟁 앞에 놓였던 국민들은 죽고 사느냐의 문제인데,

저들은 국민의 생존권이 아니라

자기 정당의 생존권을 위해 사투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쟁이 일어나도 정파를 따질 거냐!


야욕을 숨기지도 않는 철면피들.

국민들은 1년 지나면 다 잊는단다.

그래서 또 찍어주니까 걱정 말란다.

이런 말은 뒤에 가서나 할 일이지,

부끄러운 줄도 모른다.

잘난 양반들이라, 수오지심(羞惡之心)은 배웠을 텐데.

너희들이 나라를 지킨다고 착각하지 마라.

조국과 백성도 저버리는 왕과 간신들 아래서

언제나 나라를 지킨 건 민초들이었다.


너희들이 아주 무질서하게

질서 있는 퇴진을 주장할 때에,

국민들은 헌법 수호와 자유민주주의 아래서

아주 질서 있게 평화적으로 우매한 왕을 끌어내리고 있다.


그렇다. 실상 너희들이 하고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다.

그렇담, 최소한 국민의 말에 귀라도 기울여라.

그것도 못하면서, 역사에 어떻게 남길 바라는 거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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