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잼 시기를 인지하고 빨리 벗어나세요
안녕하세요. 휘자입니다.
여러분은 누군가 “지금 하는 일 재미있어?” 라고 물어본다면 어떻게 대답하시나요? 보통 직장인이라면 ‘재미있을 리가 있나..’, ‘돈 벌려고 하는 거지’ ‘일이 어떻게 재미있어’ 같이 대답하곤 합니다.
그런데 저에게 있어 일이 재미없다는 건 위험 신호입니다. 일이 힘든 것과 재미가 없다는 것은 완전히 다른 이야기입니다. 조금 단순무식하게 접근해보자면, 뭐든 잘하면 재미있기 마련인데 재미없다는 건 일을 잘 못하고 있다는 말입니다.
일이 왜 재미가 없는지 알아야 바꿀 수 있습니다. 저는 지금까지 노잼 시기를 마주할 때마다 성실하게 기록하고 해소하려고 발버둥 쳤습니다. 순간마다 why를 정리해보니 크게 다섯 가지 이유로 좁혀졌습니다.
혹시 이 글을 보는 분이 ‘노잼기’를 지나고 있다면 아래 항목 중 해당하는 것이 있는지, 있다면 어떻게 해소할 수 있을지, 없다면 다른 어떤 이유인지 찾아갈 수 있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1) 이해되지 않거나 설득되지 않은 목표인가?
현재 하는 일의 목표가 심정적으로든, 수치적으로든 이해가 가지 않은 상태라면 기획부터 실행까지 모든 단계가 괴롭습니다.
목표의 why가 납득되지 않을 때 - 목표를 달성해도 조직과 팀, 나아가 서비스를 이용하는 유저에게 무슨 효용이 있는지 이해가 안갈 때 -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내적 동력이 낮아질 수 밖에 없고 이는 필연적으로 일의 퀄리티를 떨어뜨립니다. 그리고 이를 목도하는 스스로도 괴롭습니다.
반면 why는 이해했는데 목표 지표가 너무 낮거나 높은 경우도 힘들어집니다. 목표가 낮거나 평이한 경우 일에 대한 기대감이 낮아지고, 수행 과정에서 배우고 얻어갈 게 없다고 느끼고, 반면 목표가 너무 높은 경우 소기의 성과를 내도 목표에 미달하는 상황이 반복되기에 장기적으로 이어지면 반드시 지치게 됩니다.
이처럼 목표 자체에 대한 이해도가 맞춰지지 않은 경우는 혼자 해결할 수 없습니다. 꼭 상급자에게 솔직하게 털어놓고 해소하는 시간을 가져야 합니다.
(2) 목표 달성치가 계속 low인가?
냉정한 말이지만 일을 못하면 필연적으로 재미없어집니다. 목표 달성률이 낮아(low) 오랫동안 실패감을 맛볼 때 ‘내가 일을 못하나?’ ‘능력이 없나?’ 같은 자기 불신을 낳게 되고, 자책하게 됩니다.
지표가 합리적으로 책정되었는지, 너무 높은 목표로 사기가 떨어지고 있지 않은지, 혹은 아예 다른 방식으로 접근할 필요는 없을지 팀원과 리더가 함께 sync를 맞추는 시간을 갖고 돌파구를 마련해야 합니다.
(3) 성장에 대한 기대감이 없는 일인가?
저는 프로젝트를 수행하기 전 ‘내 포트폴리오에 올릴 수 있는 일인가?’ 질문해봅니다. 프로젝트의 문제-가설-해결 고리가 명확하고, 규모감이 있으며, 내가 잘하는 것과 해본 적 없는 것이 균형있게 들어가 있는지 체크해보는 거죠.
더 많은 협업 부서와 커뮤니케이션 할 수 있거나, 팀에 큰 유익을 가져다주거나, 새로운 스킬을 터득하게 되는 등 일의 목표가 개인의 성장 방향성과 맞아 떨어질 때 큰 시너지가 나는데요, 반대로 일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이걸 해서 얻을 게 없다’ 싶을 때 일이 정말 재미없더라고요.
저의 경우 현 상태에서 스킬업 할 수 있는 프로젝트가 있는지 살펴보고, 상급자와 커뮤니케이션 하면서 투입될 수 있는지, 없다면 다음 기회에 들어가게 해달라고 직접적으로 물어보고 해소하는 편입니다. 혹은 팀과 조직에 필요한 일들을 스스로 찾거나 만들어내서 제안하기도 합니다. 이렇게 해소해나가는 과정 자체에서 성장감을 느꼈습니다.
(4) 조직 내 인정/보상이 없거나 약한가?
2014년에 방영한 ‘미생’이라는 드라마에서 박희원 배우가 맡았던 ‘박과장’이 엄청난 성과를 냈지만 본인이 얻어가는 게 없을 때 했던 유명한 대사가 있죠. “아, 재미없네”
사람에게 있어 인정욕구는 원초적이고 본능적인 것입니다. 내가 수행한 일에 대해 충분한 인정과 보상을 받아야 ‘재미’가 있습니다. 반면 조직에서 이룬 것 대비 인정이나 보상이 약할 때 허탈함을 맛보게 됩니다.
인정 욕구가 채워지지 않았을 때 ① 내 성과를 조직에 효과적으로 전달하지 못하고 있는가? ② 어필이 되었음에도 별다른 인정/보상이 없는가? 질문해보며 어떻게 해결해야 할 지 고민했습니다.
(5) 개인적인 흥미와 전혀 동떨어진 일을 하는가?
조직의 목표가 아무리 휘황찬란 멋져도 내 흥미와 맞지 않는 경우가 있습니다. A제품이 너무 좋고, 사람들의 삶을 변화시킬 수 있는 것이라 해도 이 제품을 영업하는 것이 개인의 관심사와 아무 상관이 없다면 재미가 없습니다.
회사 일이라는 게 언제나 내 취향, 재미, 흥미와 딱 맞을 수는 없을 것입니다. 다만 성과와 큰 상관이 없더라도 개인적인 재미와 흥미를 주는 일 한 두 가지는 가지고 있을 수 있습니다.
친한 마케터 중 ‘예쁜 사진을 골라서 업로드 하는’ 일을 아주 재미있게 하는 분이 계셨는데 누구에게도 맡기지 않고 이 일을 하셨습니다. 팀 리드도 언젠가 이 사례를 들며, 모든 일이 재미있을 순 없지만 10가지 일 중 1개라도 재미있는 일이 있어야 버틸 수 있고, 그런 일이 없다면 만들어서라도 해야 한다고 하시더군요.
그 뒤로 저 역시 제가 재미있어서 즐거운 마음으로 하는 일이 무엇일지 고민하고, 조직 내에서, 내 역량 내에서 풀어낼 수 있는 것을 고민하고 적용한 적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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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의 노잼 시기가 왔을 때 체크해볼 만한 5가지 이유를 정리해보았습니다. 여기 해당하는 것이 있으신가요? 모든 문제는 미지의 상태일 때 가장 두렵고 버겁게 느껴집니다. 일이 힘들고 재미없는 이유를 명확히 인지하는 것 만으로도 도움이 됩니다.
“일은 원래 재미없는 것”이라고 스스로 타협하고 그 상태에 두지 마세요. 재미없다면 재미있는 일을 할 수 있도록 다른 누구도 아닌 내가 움직이고 해소해야 합니다. ‘노잼 신호’가 왔을 때 놓치지 마시고, 꼭 시간을 내어 펄스 체크를 해보며 즐겁게 일하시길 응원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