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이 좋을 때야!
"아들, 너 턱에 여드름?"
"네. 점점 커져요."
"만지면 안 돼. 저번에 기억나지?"
"루돌프 코 됐던 거요? 이제 안 만져요."
"그래. 아프면 차라리 피부과에 가자."
"아 귀찮은데..."
"너... 진짜!"
턱에 붉게 올라온 여드름 하나. 치과 가는 길에 한참을 잔소리를 하며 아들과 티격태격하고 있었다. 그때 옆에 서 계시던 할머니가 불쑥 말을 건네셨다.
"그렇게 예뻐?"
"네?"
"아들이 그렇게 이쁘냐고!"
"아~ 네."
"네, 저희 엄마가 좀 예쁘죠."
흐뭇한 미소로 우리를 바라보시는 할머니에게 아들이 웃으며 대답했다.
"둘이 사이가 참 좋네. 보기 좋아."
"그래 보여요? 감사합니다."
"지금이 좋을 때지."
아, 이 말 어디서 많이 들어봤다.
배가 불러 만삭일 때, 신생아실에서 아기가 누워있을 때, 밤마다 울고 보채며 엄마 껌딱지일 때, 어린이집 유치원 다닐 때, 초등학교 입학할 때....
다들 옆에서 이렇게 말했었다. 지금이 좋을 때라고. 그땐 너무 힘들어서 와닿지 않았다. 내가 얼마나 힘든데, 좋긴 뭐가 좋아. 그런데 할머니의 미소와 함께 다시 찾아온 이 말이 묘하게 설득력이 있다.
'그래, 지금이 좋을 때일지도.'
내가 할머니 나이가 된다면 오늘 이 날이 그리운 추억이 되겠지? 할머니의 시선으로 보니 아들이랑 손잡고 치과에 함께 하는 이 시간이 다시없을 소중한 시간으로 느껴졌다.
오늘이, 내 삶에서 가장 좋은 때다.
지금 이 순간을 살아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