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로 깊어지는 하루♡

아픈 몸을 살다 with 싱잉볼

by 까만곰

온라인으로 매주 낭독공부를 시작한 지 거의 1년이 다 되어 간다. 평일 저녁 바쁜 시간을 쪼개서 글을 소리 내어 읽는 시간도 참 좋았지만 오프라인에 대한 목마름이 있었나 보다.


한 공간에서 싱잉볼과 낭독의 울림을 함께 느껴볼 기회라니! 먼 길을 기쁘게 달려갔다. 낭독회 화면으로만 봤던 분들이라 어색하면 어쩌지? 불편한 마음도 잠시. 낭독을 삶에서 실천하고 계신 선배 낭독가님의 이야기를 들으며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탐색해 볼 수 있는 시간을 가졌다.


그리고 싱잉볼과 함께한 사운드배스. 단조로워 보이는 볼에서 나오는 깊은 울림에 온몸이 진동을 했다. 편안한 자세로 누워 소리에 몸을 맡겼다. 무거운 머리와 발이 점점 희미해지더니 물결에 부서지는 모래처럼 사라졌다. 한결 가벼워진 몸이 편안했다.

홀가분한 마음이라 그랬을까? 한 명씩 마음에 드는 책 구절을 낭독하는 소리가 청아하게 울렸다. 분명 지하철에서는 신나게 졸면서 읽던 책인데, 낭독으로 만나니 마음을 흔들어 놓는다.


"심각한 질병은 삶의 모든 면을 건드린다."


"당신은 위험한 기회에 올라탄 겁니다. 운명을 저주하지 말길, 다만 당신 앞에 열리는 가능성을 보길 바랍니다."


"나는 몸 안에서 살뿐만 아니라 몸을 통해서 산다."


"질병은 질환을 앓으며 살아가는 경험이다."


"아픈 사람은 자신이 취약하다는 사실을 받아들이면서, 자기 의지를 전혀 행사하지 않아도 세계가 이미 완벽하다는 것을 인정한다."


"통증은 원래 나를 돕기 위해 생겨났다. 무언가가 바뀌어야 한다고 집요하게 주장하는 내 몸, 그것이 바로 통증이다."


"표현함으로써 아픈 사람은 다시 사람들 사이로 돌아온다."


"통증 때문에 깨어 있던 밤에도 여전히 아름답고 소중한 것들이 있었다."


"아픈 사람이 쾌활하고 긍정적으로 행동하고 싶지 않을 수도 있다. 밝은 겉모습을 유지하려면 대부분의 상황에서 힘을 들여 노력해야 하기 때문이다."


"아픈 사람에게 필요한 것은 인간 몸이 얼마나 취약한지 주변 사람들도 함께 인정하는 것이다."


"질환은 먼지일 뿐인 우리 몸의 일부다. 우리가 삶을 받아들일 때 우리는 질환이 우리 몸의 일부라는 사실도 받아들인다. 인간이기에 온 힘을 다해 질환에 맞서지만, 또 인간이기에 우리는 죽는다."


"사람들 사이에 존재하는 진정한 차이는 건강하냐 아프냐가 아니라 각자 삶에서 어떤 가치를 좇느냐다."


"바로 내가 언젠가는 죽는다는 사실을 편안히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이다."


낭독 후 나눠주신 질병과 돌볼, 죽음의 경험들이 묵직했다. 난 아직 경험해보진 못했지만 앞으로 피해 갈 수 없는 것들이기에...


맑은 날 또렷한 정신으로 다시 읽어볼 것을 다짐하며 집으로 돌아왔다. 내 두 다리로 걸을 수 있음에 감사하며 겸손한 마음으로 살아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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