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경영도서의 탈을 쓴 돈에 대한 철학서
Summary
돈을 대하는 태도: 돈을 인격체로 받아들이고 깊은 우정을 나눈 친구처럼 대하자
가치 있고 좋은 일에 쓰일수록 돈은 돈을 데려오고, 유흥 등 무가치한 곳에 쓰인 돈은 등을 돌린다
돈을 너무 사랑해서 가둬두면 돈은 오히려 나가려 할 것이다
작은 돈을 함부로 대하지 않고 큰돈은 마땅히 보내야 할 곳에 보내주자
돈과 관련한 4가지 능력: 돈을 버는 능력, 모으는 능력, 유지하는 능력, 쓰는 능력
버는 것은 기회와 운이 따르기도 하나, 지키는 것은 공부와 경험, 지식 없이는 얻을 수 없음
자본주의의 기본: 돈이 돈을 벌도록 하자
복리를 내 편으로 만들자
돈은 중력과 같이 가까이 있는 돈을 잡아당기는 능력 있어 작은 돈도 큰돈이 될 수 있다
재산 증식은 1,2,3,4,5처럼 정수로 늘어나는 것이 아니라 1,2,4,8,16과 같이 배수로 증식됨
자산이 생기면, 1) 회사 성장에 재투자 or 2) 또 다른 자산을 만들도록 투자 → 돈이 돈을 벌게 함
욕심을 줄여가며 자산을 키워 자본 이익>노동 이익이 되는 때가 '경제적 독립기념일'
정기적/고정적 돈의 힘은 강하다
한철 장사보다는 매일 꾸준한 수입이 있는 사업 지향
한 번에 몰려온 돈은 실제 가치보다 커 보이는 착각 일으켜 모아지기 힘듦
수입 비정규적일 경우 자산을 정규적인 수입 자산으로 옮기도록 노력 필요
규칙적 수입은 미래 예측이 가능함 → 미래 예측 가능하면 금융자산의 가장 큰 적인 리스크 제어 가능
리스크에 대한 시각
장기적 투자 성공을 위해선 리스크에 대한 이해와 내 자금 상태를 고려한 리스크 컨트롤 필수
리스크는 정기적인 모습을 가진 채 비정기적으로 나타남
리스크가 크다고 알려진 것 자체가 이미 리스크를 줄여놓은 상태
남들이 욕심 낼 때 두려워하고, 남들이 두려워할 때 욕심을 내자
모를 때가 아니라 안다고 생각하는 것이 틀렸을 때가 위험함
투자는 예측이 아닌 대응: 어떤 상황에도 대응 가능한 한도 내에서 투자
성공한 사람의 자세
이미 성공한 사람은 자신을 되돌아보아야 하고, 성공하고자 하는 사람은 경박함을 배워선 안됨
일정한 시간에 과하지 않게 정갈한 식사를 하자
돈은 주인의 품성에 따라 사람이 돈을 거느리고 시간을 벌게 되는지 또는 돈이 사람을 거느리게 되는지 결정됨
스스로 삶의 철학과 자존감 필요 → 남과의 비교 없이, 명품을 살 수 있어도 굳이 사지 않는 상태
부자는 육체와 정신이 모두 자유를 얻은 사람
투자의 원칙
여러 주식을 나눠 구매하는 것은 바구니만 여러 개일뿐 모두 같은 선반 위로, 선반이 쓰러진다면 위험
자산을 모을 시기에는 공격적 집중 투자 / 자산이 자산을 만들어낼 때에는 분산 투자
물론 너무 많은 분산 시 이익도 분산되므로 적정한 밸런스 찾기 위한 공부 필요
투자한 자산의 가치가 떨어져도 흔들리지 않기 위해서는 자산의 본질적 가치에 대한 이해/공부 필요
주식 사자마자 오르는 것보다 천천히 오르는 것이 좋음 (∵돈을 더 모아 좋은 주식 더 살 수 있으므로)
회사의 경영자 마인드로 투자한 회사의 보고서 검토하고 제품에 대한 소비자 반응에 관심 가질 것
잘 모를 때에는 업계에서 시총이 가장 큰 1등 회사를 골라 구매해라
팔 때보다 중요한 것이 살 때 (살 때 싸게 사면 파는 것은 훨씬 쉽다) → 폭락/불경기에 싸게 사라
폭락장에서는 거대한 부의 이동이 이뤄지며, 몇 년 치 자산을 한 번에 벌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함
결국 돈을 버는 것은 산업과 경제에 대한 근본 가치를 믿는 낙관주의자들
저축으로 부자가 되는 것은 이제 불가능하나 저축은 부자가 되기 위한 종잣돈을 마련하는 첫걸음
소비의 원칙
미래 소득 끌어다 현재에 쓰는 것은 절대 지양 → 작은 돈 모아 투자/사업의 마중물 만드는 것이 초석
지극히 주관적인 서평
‘돈의 속성’은 내가 독서 습관을 기르기 시작한 초반에 접한 책이다. 그만큼 쉬운 언어로 쓰였고 경제경영도서나 자기 계발서를 많이 접해보지 않은 사람들도 쉽게 읽을 수 있다. 이전에 적어두었던 글귀나 주요 내용들을 다시 보니 공감하며 읽었던 때가 생각나 머리를 끄덕이게 되었다.
이 책은 돈을 벌어다 주는 미시적인 방법들에 대해 다루고 있지 않다. 그보다는 돈에 대해 사람들이 가져야 할 태도 내지는 철학에 관한 책에 가깝다. 물론 후반부에 투자와 관련하여 참고할 만한 내용을 다루긴 했으나 기본적인 내용들이 위주다. 그래서인지 손에 잡히는 재테크 팁이나 당장 돈 버는 비법을 기대하고 책을 펼친 독자들의 마음에는 썩 들지 않는 책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자본주의를 살고 있는 우리, 그리고 그 사회에서 근 백 년을 살아가게 될 우리에게 가장 먼저 필요한 것은 돈에 대한 올바른 관점이 아닐까 싶다. 우리의 일상에서 돈과 연관되지 않은 것을 찾기 힘든 만큼, 돈을 어떻게 벌고 그 돈으로 무엇을 하는지가 결국 자본주의 사회를 사는 사람들의 인생을 결정짓는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나로 하여금 내가 지금껏 돈을 어떻게 바라보고 다뤄왔는지에 대해 다시금 되돌아보게 했다.
이 책은 돈을 다루는 능력을 4가지로 나눈다. 돈을 버는 능력, 돈을 모으는 능력, 돈을 유지하는 능력, 돈을 쓰는 능력. 이 능력들은 상호 독립적이어서 무엇 하나를 잘한다고 다른 하나를 잘하게 되지 않는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인생의 많은 시간을 돈을 버는 능력을 기르는데 소비한다. 어떻게 하면 이직 시장에서 나의 몸값을 올리고, 우리 매장의 매출을 증대시킬 것인가 등등. 하지만 그렇게 벌어들이는 돈이 늘어난다고 한들 나머지 능력들이 없다면 돈은 모이지도 유지되지도 않고 헛된 곳에 쓰이다가 언제 있었냐는 듯 증발한다.
내가 어렸을 적 나의 할머니는 영등포역에서 칼국수 장사를 하셨다. 할아버지는 젊은 시절부터 돈을 버는 능력이 없으셨고, 그런 할아버지를 대신에 할머니는 함바집과 식당일을 전전해오며 엄마를 포함해 삼 남매를 길러내셨다. 그러던 할머니에게 자신이 일군 칼국수 가게는 어엿한 성공의 결과물이었을 것이다. 할머니가 가게를 하시던 시절 어렸던 나였기 때문에 정확히는 알 수 없으나 가게는 꽤나 잘되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하지만 가게를 접은 지 20년이 지난 지금 할머니에게 남은 것은 많지 않다. 할머니가 장사를 하시던 시절 영업이 끝나면 항상 향하시던 곳이 있다. 바로 ‘영등포 롯데백화점’. 가끔 할머니를 도우러 가게에 나가시던 엄마가 어느 날 할머니와 함께 백화점엘 갔다가 할머니를 알아보고 VIP 대접하는 점원들을 보고 혀를 내두르셨다고 한다. 장사를 하시던 시절 할머니의 돈 버는 능력은 할머니 인생에서 최고치였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할머니는 버신 돈을 모으고 유지하고 쓰는 능력은 키우지 못하셨다. 때문에 할머니의 돈 버는 능력이 끝나셨을 때, 부 또한 한철짜리 벚꽃처럼 흩어져 사라졌다.
이런 이야기들은 우리 주변에 항상 있다. 어느 날 투자로 큰돈을 벌어 호텔 뷔페에서 점심을 먹던 옆 팀 직원이 몇 달 후에 다시 구내식당으로 돌아와 세끼를 먹고 가더라 하는.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그것은 우리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진짜 부자가 되기 이전에 부자가 된 느낌을 갖기 위해 우리는 브랜드 옷을 구매하고 소득에 비해 비싼 차를 탄다. 그렇게 부자가 된 느낌을 얻을수록 진짜 부자가 되는 길과는 점점 멀어지는 것을 모르고 말이다. 부는 내가 입는 옷의 브랜드 택에 붙어있지도, 내가 타는 차의 엠블렘에 달려있지도 않다. 진짜 부는 내가 가진 자산에 있고, 그 크기는 내가 노동 없이 생존할 수 있는 기간의 길이로 측정된다.
‘월급은 통장을 스칠 뿐’이라고 동료들과 가끔 우스갯소리로 이야기한다. 하지만 현실은 농담처럼 우습지만은 않다. 통장이 월급을 스치는 그 속도만큼이나 빠르게 우리의 인생 후반부는 내리막길을 걷게 될 것이다. 설상가상 올해 나에겐 육아휴직으로 인해 통장에 스칠 월급조차 없다. 따라서 나는 올해를 돈을 모으고 유지하는 능력을 기르는 한 해로 삼고자 한다. 써보지 않은 근육을 키우는 것처럼 없던 능력을 기르는 것이 쉽지는 않겠지만, 오늘의 나는 어제의 나보다 돈에 대한 더 현명한 결정을 할 수 있으리라 믿는다. 그리고 그런 오늘들이 쌓여 경제적으로 좀 더 자유로운 인생이 만들어지리라 믿는다.
부자가 되고자 한다고 모두 부자가 될 수는 없다.
하지만,
부자가 되고자 하지 않는 사람은 절대로 부자가 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