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숙한 세계에서 한 발만 벗어나면

by 정물루

2025년 초, UAE 아부다비에서 <Layered Medium: We Are in Open Circuits> 라는 주제로 한국 작가들의 대규모 전시가 처음 열렸다. 회화뿐 아니라 설치, 영상, 조각 등 다양한 매체의 작품들이 소개되었고, 백남준 부터 이불, 양혜규, 김아영, 그리고 신진 작가들까지 한국 현대미술의 흐름을 형성해온 대표 작가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미디어아트의 시작점에서부터 동시대 실험적 작업까지, 현대와 동시대를 가로지르는 전시였다.


그리고 지금은 서울시립미술관에서 UAE 작가 46명의 작품 110여 점을 소개하는 전시 <Proximities>가 열리고 있다. 아시아에서 열리는 아랍에미리트 현대미술 전시 중 역대 최대 규모다.


이번 전시는 세상 모든 것들의 관계, 운명, 기억, 전달을 다루는 ‘Proximities’ - 시간과 공간의 변화가 한곳에 뒤섞일 때 생기는 감각,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것들이 함께 놓였을 때의 묘한 분위기, 전통과 현대의 접점에서 만들어지는 이야기들에 관한 작품들로 구성되어 있다.


전시의 구성은 다음 세 섹션으로 나뉜다.

1. 전환의 장소 (A Place for Turning): 보이지 않는 현실과 눈앞에 있는 일상의 경계를 다룬다.


2. 지형도가 아닌 거리의 기록 (Recording Distance, Not Topography): 지리적 좌표가 아닌, 사람들 사이의 심리적, 정서적 거리를 지도처럼 기록한다.


3. 저것, 양서류 (That Thing, Amphibian): 예술의 고정관념에 반하는 작업들. 예술가가 단순한 관찰자가 아니라, 문화적 서사를 직접 형성하는 능동적인 참여자임을 보여준다.


오리엔탈리즘, 중동, 아랍, 이슬람이라는 지리적, 문화적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새로운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보자는 작가들이 직접 큐레이션에 참여해 전시를 구성했다.


인구의 약 90% 이상이 외국인인 아랍에미리트에서 로컬이 외국인을 바라보는 시선, 외국인이 로컬을 바라보는 시선은 기존에 가지고 있던 정보와 관념에 기반한 경우가 많다. 이 전시는 그 익숙한 시선에서 벗어나,

잘 보이지 않던 세계, 쉽게 지나쳤던 감각들이 얼마나 중요하고 소중한지를 보여주고자 한다.


익숙한 시선에서 한 발만 벗어나면,

전혀 다른 세계가 보일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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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canvasonline.com/were-do-we-meet-group-show-at-seoul-museum-of-a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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