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에서 명함을 나눠주기 시작했다

선거 관련 명함 배부

by 덕변

선거를 앞두고 거리를 걷다 보면 명함을 내미는 사람들을 마주치게 된다. (유명한 분들도 계시지만) 사실 누군지도 잘 모르는 경우가 많은데, 그래도 일단 받기는 한다. 하지만 이렇게 아무 데서나 명함을 나눠줘도 되는지, 이걸 받아야 하는지, 받은 명함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궁금할 때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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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비후보자 등록 전

후보자가 되려는 사람은 예비후보자가 되기 전이라도 선거일 전 180일(대통령선거의 경우 240일) 전부터 명함을 줄 수 있다. 단, 이 경우 후보자가 되려는 사람 본인만 배부할 수 있으며, 아래 예비후보자 기간의 명함 배부와 동일한 장소 규제가 적용된다.


예비후보자 기간

예비후보자 등록 신청을 해서 등록이 되면, 그날부터는 예비후보자 본인 외에 배우자(없으면 예비후보자가 지정한 1인)와 직계존비속, 함께 다니는 선거사무장·선거사무원·활동보조인, 예비후보자가 그와 함께 다니는 사람 중 지정한 1명이 가능하다. 배우자와 직계존비속은 예비후보자 없이 단독으로도 배부할 수 있다.

단, 장소 제한이 있다. 선박·정기여객자동차·열차·전동차·항공기의 안과 그 터미널·역·공항의 개찰구 안, 병원·종교시설·극장(영화관, 공연장 등)의 옥내에서는 배부가 금지된다.

과거에는 제한 장소가 '지하철역 구내'라고 되어 있어서 지하철역 입구 첫 계단부터 지하철역 구내에 해당하므로 명함 배부가 제한된다는 선관위 해석이 있었지만, 2017년 공직선거법 개정을 통해 '개찰구 안'으로 변경되면서 지금은 개찰구 기준으로 그 바깥에 해당하는 지하철역 입구나 계단 등에서는 배부가 가능한 것으로 해석된다.

※ 제한 장소에 해당하지 않는 마트, 시장, 찜질방, 백화점, 공원, 관공서 민원실 등에서 배부하는 것은 가능하지만, 그 소유자나 관리자의 의사에 반해서까지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므로 관리자가 하지 말라고 하면 하지 말아야 한다.


후보자 기간

예비후보자가 후보자 등록 신청을 해서 등록이 되면, 그날부터는 신분이 '예비후보자'가 아닌 '후보자'가 된다. 선거운동기간이 시작되면 그때부터는 후보자 본인은 물론이고 배우자(없으면 후보자가 지정한 1인)와 직계존비속, 함께 다니는 선거사무장·선거연락소장·선거사무원·활동보조인, 그리고 후보자가 그와 함께 다니는 사람 중 지정한 1명이 명함을 직접 줄 수 있다. 이 시기에는 장소 제한이 없다. 호별방문에 이르지 않는 한 어디서든 배부할 수 있다.

다만 '선거운동기간'에만 가능하다고 되어 있기 때문에 후보자 등록 후 선거운동기간 시작일 전까지 공백이 발생하는데, 해당 기간 동안 후보자는 예비후보자를 겸하게 되므로 선거운동기간이 시작되기 전이라도 예비후보자 기간과 동일한 조건 하에 명함을 배부할 수 있다.

※ 선거운동기간: 선거기간 개시일부터 선거일 전날까지 (대통령선거의 경우 22일, 다른 선거는 13일)

※ 선거일 당일은 선거운동기간에 해당하지 않아 명함 배부 불가능




'직접' 줘야 한다

시기와 관계없이 공통 원칙이 있다. 명함은 직접 건네야 한다는 것이다. 우편함에 넣거나, 차 와이퍼에 끼우거나, 바닥에 뿌리는 건 모두 공직선거법 위반이다. 후보자 본인이 직접 그렇게 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함께 다니는 경우'여야 한다

배우자나 직계존비속과 달리 선거사무원 등이 명함을 줄 수 있는 건 후보자와 '함께 다니는 경우'에만 가능하고, 단독으로 돌아다니며 배부하면 공직선거법 위반이다. 그런데 이 '함께 다니는 경우'가 상당히 엄격하게 해석된다.

후보자가 유세 차량 위에서 확성기로 연설하는 동안 선거사무원이 그 주변에서 명함을 나눠주는 건 공직선거법 위반이다. 선관위 해석에 따르면, 선거사무장 등은 '선거운동을 하는 후보자를 수행하면서' 명함을 배부할 수 있는데, 후보자가 연설 중인 상황에서 사무원이 차량 주변에서 별도로 움직이는 건 '수행'으로 보지 않는다. 또 다른 사례도 있다. 후보자가 선거사무원들을 데리고 행사장을 찾았는데, 후보자 본인은 행사장 안에 들어갔고 사무원들은 밖이나 주차장에 남아 명함을 나눠줬다. 선관위는 이 경우도 '함께 다니는 경우'로 보기 어렵다'라고 해석했다. 후보자가 시야에 없고 행동반경 밖에 있다면, 현장까지 함께 이동해 왔다는 사실만으로는 부족하다는 것이다.

이런 사례들에 비추어 보면, 대충 근처에 있다고 해서 무조건 '함께 다니는 경우'로 보기는 어렵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명시적인 거리 기준은 없지만, 선관위와 판례가 중시하는 건 '과연 후보자를 따라다니며 보조하는 상태인가?'이다.


명함에는 뭘 적을 수 있나

명함 크기는 길이 9cm × 너비 5cm 이내로 제한되며, 명함에는 성명·사진·전화번호·경력, 그 밖에 홍보에 필요한 사항은 자유롭게 게재할 수 있다. 단, 학력은 정규학력만 적을 수 있다. 최고경영자과정이나 각종 수료 이력을 학력처럼 적으면 허위사실공표가 될 수 있다.




받아도 되고 안 받아도 된다.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받아서 보관해도 되고, 그게 아니라면 버려도 된다. 명함을 받았다고 해서 그 사람을 지지한다는 의미도 아니고, 뭔가에 동의하는 것도 아니다. 명함을 받는 것에 대해서는 부담을 가지지 말자. 다만 명함 배부가 금지되는 기간에, 명함 배부가 금지되는 장소에서, 또는 명함 배부를 할 수 없는 사람이 명함을 배부하느라 통행을 불편하게 한다면 선관위에 신고할 수 있으니 이것 정도는 알아두는 것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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