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조인의 무지가 의뢰인을 죄인으로 만든 순간
예전에 나는 변호사의 ‘나락감지능력’이
얼마나 중요한지 몸소 알려준 의뢰인의 형사사건을 담당한 적이 있다.
의뢰인은 사업가였는데, 최근 지역 금융기관의 비등기임원으로 위촉된 사람이었다. 의뢰인은 상대방과 대출이 실행되면 일정 금액을 수수료로 받기로 하고 자문용역 계약을 체결했다.
그런데 대출이 실행되었음에도 상대방이 수수료를 지급하지 않자, 변호사를 찾아가서 상대방에게 수수료를 지급해 줄 것을 청구하는 내용의 민사소송을 제기하게 되었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는 금융기관 임직원이 직무에 관하여 금품 등을 수수하거나 이를 요구. 약속하는 것은 불법이고, 이를 위반하면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가중된 형사처벌까지 받게 된다.
즉, 민사소송을 제기한 변호사는 아무런 검토 없이
'뇌물 주기로 한 거 왜 안 줘요?'라는 내용과 다름없는 소송을 제기한 것이다.
나는 형사사건에서 최선을 다해 변호했지만, 이미 민사사건에서 변호사가 작성하여 제출한 서류만 보더라도 유죄를 피할 길은 없었다.
결국 의뢰인은 이러한 검토 없이 소송을 제기한 변호사 때문에 돈 대신 형사처벌을 받게 되었다.
변호사의 나락감지능력은, 이렇게나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