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의 추억 2. 안타까운 의뢰인의 추억

결과를 견디게 하는 과정의 힘

by 변호사 이동현

몇 년 전, 형사소송 1심에서 억울하게 패소했다며 한 의뢰인이 찾아왔다.


구체적인 사건 내용은 상세하게 밝히기 어렵지만, 의뢰인은 매우 억울해했고, 나 또한 그에 충분히 공감할 수 있을 정도의 사건이었다.



하지만 1심에서 패소한 사건을 2심에서 뒤집기 위해서는 많은 준비와 노력이 필요하다.


나는 최선을 다해 소송을 준비하였고, 그 과정에서 설득력 있는 서면을 쓰기 위해서 정말 밤낮을 가리지 않고 수시로 의뢰인에게 연락했다.


내가 의뢰인의 입장이었더라도 귀찮고 번거롭게 생각할 만한 일들이 많았을 정도였다.



2심 선고날 나는 좋은 결과가 나오기를 간절히 기원했지만, 결론적으로 1심 판결을 뒤집을 수는 없었다.



다만 2심 재판부는 1심에서 의뢰인이 받았던 징역형 기간을 6개월 단축시켜 주었을 뿐이었다.




나는 의뢰인과 그 가족들에게 너무나 아쉽고 미안한 마음에 고개를 들 수 없었는데,

구속된 의뢰인을 접견하러 갔을 때 그 의뢰인은 나에게 이렇게 말해주었다.

"변호사님. 결과적으로 2심에서도 유죄가 나왔지만 저는 변호사님께 감사한 마음뿐이에요.


1심 변호사님께서도 열심히 해주셨지만 사건이 어렵고복잡해서인지 재판부에 제 이야기가 잘 전달되지 못한 것 같았고, 제가 하고 싶었던 말도 많이 못 했어서 아쉬움뿐 이었었어요.


그런데 변호사님께서는 낮이고 밤이고 먼저 연락해서 제 이야기를 들어주시고 제가 하고 싶었던 말은 모두 하게 해 주셨어요.


변호사님이 서류 써서 밤늦게 이메일로 보내주실 때에는 와이프랑 변호사님 정말 열심히 하신다는 이야기를하며 혹시 좋은 결과 나오지 않을까 저절로 기대하게 되더라니까요?

저도 변호사님도 최선을 다한 만큼 결과를 떠나서 저는 변호사님께 감사한 마음뿐입니다."



어떤 일이든 몸과 마음을 다해 최선을 다하면 결국은 상대도 알아주는 법인가 보다.


그 의뢰인은 출소한 이후에 선물을 들고 사무실로 인사를 오더니, 그 후로도 이런저런 일이 있을 때마다 연락을 해오고 있다.


변호사로서 일을 하다 보면 의뢰인과의 관계로 힘든 일이 있을 때도 있지만, 이 일을 생각하며 마음을 다잡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