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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레강스백 Jan 04. 2021

때론 막장 드라마도 필요해

펜트하우스


장기화된 집콕 일상으로 tv에 의지하는 주말이다. 우리 집은 3사 방송밖에 나오지 않는 데다 드라마를 즐겨보지 않아 tv를 틀어도 지루했다. 넷플릭스를 결제해볼까 고민 중이다.

주말에 재방송으로 자주 나오는 '펜트하우스'를 정주행 해보기로 했다. 뭔가 재밌어 보였는데 처음부터 보지 않아 내용이 궁금했다. 1화부터 다운로드하였다. 연예대상에서 '펜트하우스'에서 수상자가 많이 나온 만큼 배우들이 다들 연기를 잘했다. 자극적인 장면이 많이 나와 아이와 있을 때는 조심해서 봤지만 어쨌든 정주행 마치고 본방을 기다린다.

현실과 전혀 다른 내용의 드라마를 보며 여러 가지 생각이 든다. 가족이란, 부부란, 부모란, 자식이란 무엇인가.

드라마 속의 어떤 캐릭터도 내가 원하는 삶의 모습은 아니었다.


"이지아 진짜 말 예쁘게 한다. 이지아 같은 여자랑 살면 어떨 것 같아? 딱 저 캐릭터로 말이야. 속으로는 증오하면서 숨길 거 숨기고 상냥하게 여보~ 하면?"

"아우~ 소름 끼쳐."

"그럼 앞으로 나한테 고마워하면서 살도록 해. 내가 당신을 들들 볶아? 아님 애를 잡아? 속으로 죽일 생각 하면서 상냥하게 웃어? 맘 편하게 살게 해 주니 고맙지?"

"으아~~~ 생각만 해도 싫다. 하긴. 레강스백은 포커페이스가 안되긴 하지. 표정을 못 숨겨."


예전에는 드라마 (특히 막장드라마) 보는 것을 굉장히 싫어했다. 시간이 아까웠고 몰입해서 감정 이입하는 것도 싫었다. 억지로 착한 사람이 이겨서 옳은 사람이 되는 것도 현실성 없다며 인상을 썼다.

하지만 때론 막장드라마를 시청하는 것도 괜찮다는 생각이 든다. 옆에 있는 사람의 소중함을 확 깨닫게 되니까. 어떤 계기로도 깨달을 수는 있지만, 그땐 안 좋은 일을 겪거나 내 곁에 이미 그 사람이 없을 수도 있다.

나쁜 일을 겪지 않고도 드라마 하나로 가족의 소중함을 느낄 수 있다면 그야말로 최고의 가르침 아닐까?

재밌게 한편 보고 잘 준비하다 문득 남편을 보았다.

"오우~ 자기 '로건 리' 조금 닮은 것 같아."

피식 웃는다.

좋단다ㅋㅋㅋㅋㅋㅋㅋㅋ
남푠~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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