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만을 기다리는 치매 노인은 나를 알아보지 못했다. 하지만 걸음마를 시작한 아기에게만은 환하게 웃었다. 모기가 귀한 아기 살을 문다며 욕을 했고, 개가 짖어 아기가 놀란다며 화를 냈다. "미친년, 빨리 갈거면 뭣하러 왔어?" 내가 큰집에 다녀간 다음 날, 큰엄마가 실종되었다. 경찰 80명이 동원되어 근처 뒷산까지 뒤졌다고 한다. 3일 꼬박 수색한 끝에 큰엄마를 찾았다. 집에서 한참 떨어진 큰 길가 바위 위에 올라가 햇볕을 쬐고 있더란다. 헤프닝으로 끝났고 큰엄마는 자식들이 있는 서울 요양병원으로 모셔갔다. 큰엄마는 희미한 정신을 붙잡고 무엇을 쫓아 헤매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