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수풍뎅이를 잡았다. 아기랑 마트가는데 가로수에서 뚝 떨어졌다. 벌레, 곤충 못만지는데 무슨 생각으로 집어서 자전거 바구니에 놓았는지 모르겠다. 그냥 아기 한번 구경시켜 주고 놓아줄 생각이었다.
아기는 신기해하며 꺅꺅 소리를 질러댔다. 풍뎅이를 목이 빠져라 구경했다. 그러곤 그대로 집까지 왔다. 좀 이따 놔줘야지 하며 바나나를 줬다. 풍뎅이가 단것을 좋아한다더니 정말이었다. 바나나를 아주 잘 먹었다. 아기는 몇번 보더니 흥미를 잃고, 풍뎅이가 먹는 바나나에선 초파리가 끓었다. 놔줘야지 놔줘야지.
저녁에 마트에 갔는데 집에 있는 것과 똑같은 풍뎅이들이 진열대에 있었다. 우리집에 있는 풍뎅이는 13000원, 뿔 없는 것은 10000원, 사슴벌레는 18000원이었다. 살아있는 것도 있었지만 거의 죽어가고 있었고 냄새까지 났다. 큰 곤충을 보면 '카프카의 변신'이 생각난다. 진열대에 놓여있는 풍뎅이들은 더더욱 '그래고르' 같았다.
저게 정말 학습효과가 있어서 파는 것일까 싶다. 관리라도 잘 해서 팔던가 저렇게 죽어가는 것들을.... 오늘은 꼭 풍뎅이를 놔줘야지.
와중에 손 꼭잡고가둬놔서 미안해. 잠시 사람사는 집으로 여행왔지만, 그래도 덕분에 바나나를 먹어봤잖뉘~ 나무에서만 살았으면 못먹어봤을 거야.
역시,
곤충은 풀숲에 있을 때가 가장 곤충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