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거벗은 임금님도 자기 계발서가 될 수 있을까?

벌거벗은 임금님이 회의실에 들어온 날

by 헛똑똑이

부서 회의가 끝날 무렵, 부서의 주니어 직원들에게 주말 동안 자기 계발서 한 권씩 읽고 오라는 말씀이 있었습니다. 그들의 표정은 한눈에 봐도 무거웠습니다. 그 분위기를 조금이나마 환기시키고 싶어 회의실을 나서며 헛똑똑이는 “벌거벗은 임금님도 자기 계발서가 될 수 있지 않을까요?”라고 말했습니다. 누구는 역시 헛똑똑이 다운 발상이라 했고, 누구는 웃으며 넘겼습니다.


헛똑똑이는 네 살 아들이 있어 동화책을 읽어 주곤 합니다. 책에는 어렸을 적 느끼지 못한 교훈과 메시지들이 많아 아들이 잘 때 한번 곱씹으며 읽습니다. 그 과정에서 떠오른 생각이 있습니다. 보고, 깨닫고, 적용할 수 있다면 그게 무엇이든 자기 계발의 소재가 될 수 있다는 것. 헛똑똑이가 ‘벌거벗은 임금님’을 떠올린 이유도 그 때문이었습니다.


성공이든 실패든 상관없이 조금이라도 개선해 나가는 모습은 그 자체로 살아 있는 자기 계발서입니다. 누군가의 다짐과 계획, 그리고 그것이 조금씩 바뀌어 가는 과정이 그렇습니다. 최근 중간에 포기해 버린 헛똑똑이 자신의 다이어트 과정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비록 꾸준하지 못하지만……


‘벌거벗은 임금님’을 다시 떠올리며 헛똑똑이는 또 하나를 배웁니다. 사기꾼들이 만들어낸 ‘바보의 눈에는 보이지 않는 옷‘을 입고 행진하던 임금님처럼, 혹시 헛똑똑이도 답을 정해놓고 회의를 진행하고 있지는 않은지, 사기꾼처럼 그럴싸한 말로 듣고 싶은 답만 이야기하고 있지는 않는지, 중요한 본질을 가리고 있지는 않은지, 그리고 무엇보다, 헛똑똑이 역시 벌거벗은 임금님이 된 채 많은 사람들 앞에서 행진하지 않은지 조심스럽게 반성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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