꾸이 띠우 한 그릇에 담긴 기억

다시 만난 꾸이 띠우 집, 그리고 내가 지키고 싶은 태도

by 헛똑똑이

오늘 손님과 함께 자주 가던 식당에서 점심을 먹었습니다. 식당주인께서는, 제가 어떤 메뉴를 주문을 할지 이미 알고 계셨고, 제가 즐겨 먹었던 음식을 평소보다 더 푸짐하게 담아 내주셨습니다. 덕분에, 그날 손님 접대는 자연스럽게, 그리고 기분 좋게 마무리되었습니다.


그 장면을 보며 태국에서의 한 기억이 떠올랐습니다. 헛똑똑이가 태국에서 주재원으로 근무하던 시절 이야기입니다. 당시 사무실은 사무시설이 밀집된 지역에 있었고, 덕분에 점심시간이면 손쉽게 로컬 태국음식을 즐길 수 있었습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기억에 남는 음식은 꾸이 띠우였습니다. 꾸이 띠우는 태국식 쌀국수로, 중국어에서 유래한 '쌀 줄'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으며, 태국인의 소울푸드로 불릴 만큼 대중적인 음식입니다.


그 꾸이 띠우 집이 특별히 기억에 남는 이유는 두 가지입니다. 첫째는 언제 가도 줄을 서야 할 만큼 맛집이었습니다. 헛똑똑이는 일주일에 한 번 이상은 꼭 점심으로 즐겨 먹곤 했습니다. 둘째는 그들의 서비스였습니다. 헛똑똑이는 식탐이 있는 편이라 늘 곱빼기를 주문했습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제가 주문한 곱빼기의 양이 방문할 때마다 점점 늘어나기 시작했습니다. '음식을 남기지 말자'가 헛똑똑이의 철칙이었는데, 남길 정도로 양이 많아진 적이 있었습니다. 그다음부터는 이상하게도 남겼던 시점만큼 맞춰 나왔습니다.


태국생활을 마무리하고 다른 국가로 발령을 받기 전, 마지막으로 그 꾸이 띠우 집을 찾았습니다. 그리고 식당주인에게 물었습니다. 처음 주문했을 때와 지금의 양이 왜 달라졌는지 말입니다.


식당주인의 답은 단순했습니다. 자기가 본 외국인 중에 가장 자주 오기도 했고, 무엇보다 너무 맛있게 잘 먹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고 합니다. 그래서 항상 곱빼기를 시키는 헛똑똑이에게 '헛똑똑이 곱빼기 사이즈를 만들어 음식을 담았다는 이야기였습니다.


그날의 말을, 헛똑똑이는 아직도 잊지 못합니다. 항상 줄을 서야 하는 식당에서, 수많은 손님 중 한 사람으로 가 아니라 '기억되는 손님'으로 대접받았다는 경험은 큰 감동이었습니다. 그 이후로 저는 업무에 대한 태도나 서비스의 본질을 이야기할 때 이 꾸이 띠우 집 이야기를 종종 사례로 꺼냅니다.


태국을 떠난 지 4년 후, 다시 찾은 꾸이 띠우 집은 놀랍게도 여전히 그 자리에 있었습니다. 그날의 감동을 떠올리며 한 그릇을 비웠고, 마음속으로 조용한 다짐이 생겼습니다.

언젠가는 헛똑똑이 역시, 그 식당 주인처럼 누군가에게 ‘맞춤 케어를 해줄 수 있는 사람’이 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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