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 차 실무자와 주어 없는 질문들 (계속)
헛똑똑이가 관찰한 충성파
오늘은, 한 회사에 15년 이상 다니고 있는 사람이 최고경영자에게 당한 충격적인 이야기를 듣고 일어난 이야기를, 관찰자의 시점으로 기록해 봅니다. 그는 헛똑똑이와 달리 회사에 대한 깊은 애정과 충성심을 가지고 헌신하는 사람입니다. 그러므로, 편의상 충성파라고 부르도록 하겠습니다.
2%의 무게
충성파는 사업부 내 유일한 실무 팀장이며, 그가 관리하는 매출은 전사 매출 비중의 약 2% 금액으로 100억 원 규모입니다. 작아 보일 수 있는 숫자지만, 지원 규모에 비해 결코 적은 금액은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회사의 시선은 98%가 아닌 2%에 있었습니다. 타 부서의 타겟 시장의 한계와 성장률 둔화에 대한 걱정은 비례하 듯 충성파의 사업부를 향한 관심으로 이어졌습니다. 지나친 관심은 언제나 그렇듯 머피의 법칙을 불러왔습니다. 그리고 우려하였던 일이 발생하였습니다.
말이 없는 회의실
회사의 오너가 대표이사에게 기대치에 못 미치는 초라한 실적을 이유로 엄중한 질책을 가했다고 합니다. 전언에 따르면, 대표이사 외 참석자 전원은 꿀 먹은 벙어리가 되었고 질책이 끝날 때까지 정면의 모니터 아이콘 수를 세거나, 노트에 있는 줄을 긋고 있는 모습으로 보였다고 합니다. 그 이야기를 전달해준 사람은 회의가 끝난 뒤 이렇게 말했습니다. 이제 그 말들이, 누구에게로 내려갈지가 걱정이 되었다고 합니다.
주어 없는 질문들
질책의 내용은 이러했습니다. “이게 지금 우리가 하고 있는 일의 결과입니까.?”, “저는 지금보다 네, 다섯 배는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누구를 향한 말은 아니었습니다. 답을 기대하는 질문도 아니었습니다. “시장 탓, 환경 탓, 구조 탓…”그 말들이 지난 시간을 어떻게 허비했는지를 설명하듯, 질책은 회의실을 가득 메웠습니다. 그날의 질책에는 뚜렷한 대안도, 구체적인 지시도 없었습니다. 남아 있던 것은 기대치와 실망, 그리고 그 간극을 설명하지 못한 침묵뿐이었습니다.
다음 관찰로 이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