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숙해진다는 것의 의미

노트10에서 제트 플립 7로

by 임진

핸드폰을 바꾸었다. 제트 플립 7로. 버즈, 워치 한꺼번에 바꾼 그야말로 대이동이다. 이전 핸드폰은 펜을 사용할 수 있는 노트10으로 6년을 썼다. 버즈, 워치도 마찬가지다. 원래 핸드폰을 아니 물건들을 오래 쓰는 편은 아니었는데(바꾸고 싶어서라기보다 물건들이 고장 나는 바람에 못쓰는) 배터리를 중간에 바꾸고 노트 버전이 거의 나오지 않는 까닭에 버티고 또 버티었다.


실은 크게 바꾸고 싶은 마음이 없었다. 익숙해져 버린 것에서 벗어나 다시 새로운 것을 익힌다는 게 소소한 스트레스였으니까.


그런데 통합적으로 충전이 가능한 충전기가 고장이 나고 워치가 충전이 잘 되지 않으면서 이제는 때가 되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노트10도 충전을 해도 배터리가 금방 소진되는 것을 느낀 지 이미 오래였다. 매번 배터리를 교체해야 한다는 경고음도 애써 모른 척했다.


마침 제트 플립 7 사전기간이라고 해서 신청을 했다. 받게 되는 순간까지 과연 새 기기에 적응할 수 있을까 싶었다. 1년도 아니고 자그마치 6년. 적지 않은 기간이다. 그 기간 동안 매 순간 나의 곁에 있었다.


드디어 새 핸드폰을 받고 데이터가 옮겨지고(요즘은 모든 데이터가 바로 옮겨져서 신기했다) 새로운 유심을 꼽는 순간 새로운 세계가 시작되었다.


마치 문명의 단계를 거치지 않고 노트10에서 제트 플립 7로 급진적으로 옮겨간 느낌이었다. AI가 탑재됐고 실시간 번역도 가능했다. 사진도 불필요한 부분은 그냥 사라졌다. 놀라운 세상이여!


그런데 한 순간에 적응해 버렸다. 6년의 시간이 무색하게 언제 핸드폰을 접고 다녔다고 이제 펼쳐진 화면이 어색했고 이전 핸드폰은 집에 두고 쓰기로 했는데 어쩐지 화면이 어색하게 느껴졌다.


시간 상으로 봐도 새 핸드폰이 어색하고 이전 핸드폰이 익숙해야 하는데 일주일도 안돼서 아니 하루, 이틀만 지나니 금방 세계가 바뀌었다.


새 문물에 홀려서인지 모르겠으나 확실히 편리하고 배터리도 빵빵하니 마음이 간 것인지도 몰랐다. 한층 가벼워진 워치에, 버즈는 끼는 순간 주변의 소음이 사라지는데 어찌 이렇게 좋아졌는지 싶었다.


그동안 뭘 바꾸는 것에 거부감이 많았다. 새 환경에 적응해야 한다는 게 스트레스였다. 그러나 막상 변화에 놓이니 언제 그랬냐는 듯이 쉽게 적응했다. 참 나도 나를 잘 몰랐나 보다.


어쩌면 누구보다 새로운 세상을 잘 적응하는 사람일지도?


그래도 그동안 노트10을 썼던 순간들은 잊지 않을 것이다. 이제는 집 한 켠에 두고 간간히 쓰겠지만 6년 동안 나의 모든 것이 되어주었으니까.


안녕! 고생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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