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가 갑자기 고장 났다

as신청에서 재약정까지

by 임진

TV가 갑작스럽게 나오지 않았다. 이번에 갑작스럽게 내린 폭우 때문인지(천둥 번개가 번쩍했다) 아님 케이블 셋톱박스가 오래되어서인지 이유는 알 수 없으나 갑작스럽게 나오지 않아 당황했다.


셀프가이드로 안내된 것처럼 전원을 껐다 꼈다를 몇 차례. 원래 상태로 돌아오지 않았다. 결국 as기사를 요청했다.


그동안 TV를 잘 보지 않았어도 하나의 의식처럼 틀어놓긴 했는데 갑자기 볼 수 없다니까 답답함이 밀려왔다. 아마 하루 종일 TV 수리 생각에 마음이 무거워질 것이 뻔했다.


그러나 그렇지 않았다. 왜냐하면 지난달에 핸드폰을 바꾸는 과정에서 유심이 인식이 안되어 전화, 문자가 다 먹통이 되는 사태를 2차례나 겪었고, 지인의 집에서는 에어컨이 안되어서 주말 내내 고생했다는 얘기를 들은 터라 휴대폰, 에어컨, TV 중에 하나만 안 되는 걸 꼽으라면 가장 덜 사용하는 것이 TV였기 때문이다.


휴대폰과 에어컨은 절대 절대 포기할 수 없는 것으로 이것들만 작동이 잘 된다면 TV야 얼마든지 기다릴 수 있었다.


그러고 보니 참 마음이 상대적인가 보다 싶다. 핸드폰의 유심이 인식되지 않았다고 뜨는 순간 그 몇 시간이 지옥 같았는데 TV는 안된 지 이틀째가 되어서야 as기사를 요청하니 말이다.


그러고 보니 요새 하나둘씩 뭔가 삐걱거리기 시작한다. 전반적으로 리모델링이 필요한 시기인지 기계도 사람들과의 관계도 삐걱거리기 일쑤다.


사실 이럴 때 방법은 딱히 없다. 기다리는 일뿐. 조치를 취하고 조치를 취하러 가기 전 모든 순간을 초조해하지도 않고 의연하게 기다리는 것 그것뿐이 없다.


번외로 TV 문제로 as신청을 하기 위해 케이블 회사에 연락을 했는데 약정이 해지된 채 있다고 재약정을 권하며 상품권을 준다고 했다. 당분간 해지할 생각이 없기에 그냥 하는 거 재약정을 한다고 했다. 그리고 상품권을 받기로 했다.


as 신청하다가 상품권을 득템하는 등 인생은 어디로 흘러갈지 모르는 것이다. 그러니 너무 두려워하지도 겁내할 필요도 없다.


상품권은 엄마를 주기로 했는데 졸지에 엄마가 가만히 있다가 꽁 상품권이 생겼다. 빠가 엄마의 심기를 불편하게 해서 엄마 기분이 안 좋았는데 상품권으로 엄마의 기분이 풀렸다. 엉뚱한 것에서 뭔가가 해결될 때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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