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칙적으로 무엇인가를 한다는 것은
요즘 부쩍 규칙적으로 생활하게 된 것 같다. 아니 일하기 위해서는 당연히 규칙적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그런 환경적인 요인 말고 스스로 규칙으로 정해 생활하고 있는 것이 늘고 있다는 것이다. 처음에는 그냥 넘어갈까 하던 것이 조금씩 습관으로 자리 잡아서 이제는 너무 피곤하고 하기 싫은 날에도 스스로 움직이고 있는 나를 보게 된다. 결과는 뿌듯하고 스스로에 대한 자부심으로 이어진다. 음.. 아직 뚜렷한 결과가 없다 해도 '성실하나 만큼은 스스로 보장할 수 있는 장점이군' 이렇게 말이다.
먼저, 아침 일찍 일어나면 덮었던 이불을 개어 놓는다. 예전에는 일어난 자리 그대로 두거나 아니면 이불을 펴 놓곤 하긴 했는데 들쑥날쑥이었다. 그렇게 잠에서 깨지 못한 상태로 아침을 시작했다. 그런데 시험 삼아 이불을 개어서 한쪽에 놓으니 그 짧은 찰나이지만 잠도 깨도 아침에 무엇인가는 한다는 마음으로 시작할 수 있었다.
두 번째는 물 한 컵을 마시는데 이때 유산균을 함께 먹는다. 영양제 등은 규칙적으로 먹지 않으면 먹었는지 안 먹었는지 잊어버릴 때가 많은데 아예 아침 물 한잔 먹으면서 유산균을 먹으니 빼먹지 않는 습관이 되었다.
세 번째는 저녁에 집으로 돌아와서 다리 마사지를 한다. 하루 동안 되도록 많이 걸으려고 하기 때문에 평균 만보 정도는 걷는데 다리를 풀어주지 않으면 피로가 풀리지 않는다. 이와 함께 꼼꼼한 세안은 필수다. 어쩔 때는 정말이지 아무것도 하기 싫고 그냥 자고 싶은데 눈을 감은 상태에서도 세안을 꼼꼼히 한다. 귀찮아서 오늘은 그냥 잘까 하는 순간 피부는 모든 것을 알고 있고 그게 결과로 나타난다.
네 번째는 다이어리 쓰기이다. 잠자리 옆에 놓은 다이어리에 오늘 있었던 일을 떠올리고 간략하게 메모하거나 그날 하루 감상을 적는다. 아니면 오늘을 바탕으로 앞으로의 각오 등 해야 할 일을 정리한다. 마찬가지로 너무 피곤하면 한 글자도 쓰기 싫을 때가 있는데 점이라도 찍자는 마음에 다이어리를 펼쳐 들면 그래도 쑥쑥 써내려 가진다.
다섯째는 자기 전 종이책 읽기이다. 보통은 전자책을 주로 읽는데 밤에는 일부러 종이 책을 잠자리 옆에 놓아서 자기 전에 다만 30분이라도 읽고 자려고 한다. 이때쯤이면 이제 눈이 거의 감기다시피 한다. 꼼꼼하게 씻고 편안한 옷으로 갈아입고 따뜻한 이부자리에 누워 눈만 감으면 되는 것이다. 근데 이때 핸드폰을 잠깐 봐야지 하는 것이 계속 보게 되고 그러다 보면 예정된 시간보다 더 늦게 자고 아침에 허둥지둥 일어나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그러나 종이 책을 보면 핸드폰에서 잠시 멀어질 수 있고 종이 책을 읽다가 스르르 눈이 감기면 자게 된다. 확실히 전자파보다는 종이책이 더욱 숙면에 도움이 된다.
여섯 번째는 운동인데 퇴근 후에 시간이 남으면 동네 공원이라도 가려고 하는데 늦는 경우가 많아 지키기 쉽지 않다. 그래서 낮에 가능한 많이 움직이는 것으로 대체하고 있다.
지금까지는 각기 개별적으로 하나둘씩 시작한 것이 목록으로 모아 보니 하루를 그냥 보내지 않았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적어도 한 가지는 했다. 무의미하게 보내지 않았다는 의미이다. 때로는 피곤하고 귀찮아 오늘만 넘어가야지 하는데 그래도 아직까지는 스스로와의 타협해서 '하는 쪽'이 이기고 있다. 앞으로도 그러길...
이런 규칙적인 패턴으로 생활하면 몸과 마음, 멘털을 좀 더 강하게 해 스트레스를 줄일 수 있는 점도 있다. 낮동안 발생한 여러 짜증나고 복잡한 일들 속에서 멀어져 나만의 세계로 들어오게 되는 것이다.
결국 나는 누군가의 평가로, 주어진 환경에서 정해지는 것이 아니라 내가 한 걸음씩 걷는 걸음으로 만들어지고 완성되기 때문이다. 지금 그런 걸음을 차근차근 걸어 나가려고 한다. 그 1단계가 바로 규칙적으로 생활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