굳이 오래전 읽었던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을 언급하지 않더라도 저를 비롯한 대부분의 사람들은 언제나 자기의 고민을 들어줄 사람을 필요로 하는 것 같습니다. 굳이 맞장구치고 호응해주지 않더라도 내 얘기를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힘이 되는 그런 존재 말이지요. 이 나이가 되고 보면 고민을 상담하는 것보다는 상담을 받아주는 역할을 해야 할 법도 한데 아직까지 상담을 하는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을 보면 쓸데없이 나이만 먹은 건 아닌가라는 생각도 해 봅니다.
그다지 잘 찍는다고 할 수는 없지만 사진을 찍다 보면 '이 것을 찍어야지'라고 의도해서 찍는 장면 외에 우연히 얻게 되는 장면들이 있습니다. 몇 년 전 가을, 서울에서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골목인 덕수궁 돌담길에서 찍은 사진도 그렇게 얻게 되었습니다.
뒷모습에서 어느 정도 그들의 나이를 짐작할 수 있는 두 여성분의 사진을 볼 때마다 참 많은 것을 생각하게 됩니다. 어떠한 관계에 있는지는 알 길이 없지만 나란히 걸어가는 그분들의 뒷모습을 볼 때마 그 관계를 떠나 너무나 아름다워 보이기 때문입니다.
어떤 대화를 하겠지요. 아니 어쩌면 아무 대화 없이 묵묵히 걸어갈 수도 있겠지요.
하지만 그것은 그것대로 이것은 이것대로 두 분의 모습이 아름다워 보이는 이유는 함께 같을 길을 걸어가는 동행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입니다. 어떤 대화를 한다는 것은 서로의 공감을 만들고 확인하는 것일 테고, 또 말없이 함께 걷는다는 것은 같은 시간을 공유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사이라는 뜻일 테니까요.
어쩌면 저는 당신에게 그런 동행이 아니었는지 모르겠습니다.
말없이 함께 걸으며 같은 시간을 공유하는 것으로는 부족한 그런 사람이었는지 모르겠습니다.
당신의 얘기를 더 들어주고 당신의 손을 한 번 더 잡아주는 사람이어야 했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가끔은 궁금해집니다.
지금은 좋은 동행과 함께 하고 있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