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을 외워보자!
그저 혼란스러움을 벗어나고 싶었다.
홍콩이라는 이름을 들었을 때 떠오르는 거대한 빌딩 숲과 수많은 쇼핑센터, 그 사이를 바쁘게 오가는 사람들이 가끔씩 진절머리가 날 때가 있는데, 그때가 그랬다.
아침 일찍 일어나 MTR을 타고 타이포 마켓 역에 내려서 버스로 갈아타며 가는 내내 컨디션이 좋지 않아서 좀 걱정이 됐었다. 그냥 좀 쉴 걸 무리하게 나온 건 아닌가 싶었다. 게다가 오전에 비가 와서 먹구름이 잔뜩 낀 하늘을 보니 더더욱 괜히 먼 길을 나선 게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버스에서 내린 곳은 시골마을이라고 하기엔 좀 부족하지만 너무나 한적했던 도심 외곽. 조용한 동네 길을 천천히 걸어 내가 그토록 가고 싶었던 곳, 람추엔 (林村)에 도착했다.
그리고 그곳엔 ‘소원 나무’가 있다.
조용했다.
지나다니는 사람들의 발걸음 소리가 들릴 정도로 온전히 조용했다.
홍콩에 이런 곳이 있을까 싶을 정도로, 고즈넉한 분위기가 마치 홍콩이 아닌 다른 곳에 온 느낌이 들 정도로.
사실 이 소원 나무는 진짜가 아니라 모형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자신의 소원이 적힌 종이가 나뭇가지에 걸릴 수 있도록 고즈넉함 속에서 힘껏 던지고 있었다. 마치 나뭇가지에 걸리기만 하면 소원하는 바가 정말 이루어지기라도 하는 것처럼.
그래, 주문을 외워보자.
야발라바히기야, 야발라바히기야.
소원아 이루어져라.
항상 변치 않는 모습으로 그 자리에 있기를.
당신의 꿈이, 당신의 사랑이 당신이 생각하는 모습대로 완성되기를.
조용함과 적막함 사이로 작게나마 소리치며 힘껏 던져본다.
소원이 이루어지길 바래보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