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이란 익숙함의 또 다른 말이 아닐까
모든 판단은 후회를 남긴다.
하나를 포기하고 나머지를 택해야 하기 때문에
택하지 않은 것으로부터의 미련에 대한 후회는 항상 남기 마련이다.
다만 오래 후회하느냐 짧게 후회하느냐가 결정되는 것일 뿐이다.
그러고 보면 안 하고 후회하는 것보다 하고 후회하는 것이
더 낫다는 얘기는 거짓말이다.
오래 후회하느냐 짧게 후회하느냐를 선택하는 것이지
하고 안 하고의 문제가 아니다.
그런 관점에서 보면 익숙해지지 않아야 한다.
'받아들여진 운명'인 사랑이나
'거부된 운명'인 이별이 중요한 게 아니라
익숙해지지 않아야 오랜 후회보다는
짧은 후회를 선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사람이 상처 받지 않기 위한 유일한 방법은
바로 익숙해지지 않는 것이니까-
익숙해지면 그만큼 자유로울 수 없으니까-
사람의 감정이란 참 묘해서 한 번 익숙해지면
의지와는 상관없이 그것을 자꾸 토해냄으로 해서
그것을 지우기까지,
익숙한 것으로부터 자유로워지기까지
많은 시간의 고통을 이겨내야 하니까-
그러고 보면 기억이란 익숙함의 또 다른 말이 아닐까.
그곳에 가고 싶었다.
그곳이 어디든 그곳에 가면
오랫동안 후회할 것이냐
짧게 후회할 것이냐
아니, 그것보다는
너에게 익숙해질 것인가 아닌가에 대한
고민을 할 필요가 없었을 테니까-
그만큼 자유로워질 수 있었을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