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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알케이 Feb 21. 2023

[광고로 보는 브랜드 (4)] 밀크티 (밀크T)

국적과 인종을 막론하고, 전 세계적으로 부모의 자녀에 대한 교육열은 뜨겁습니다. 어떻게든 좋은 교육을 시키고 좋은 학교를 보내 아이의 미래와 장래가 ‘지금의 나’보다 낫기를 희망하는 것은 만국공통이니까요.


그래서 미국에서도 2019년 ‘미국판 스카이캐슬’로 불리는 최대의 입시비리 사건이 터졌고, 그 사건에는 인기 TV 드라마 '위기의 주부들'에 출연한 펠리시티 허프먼, 시트콤 '풀하우스'의 배우 로리 러프린 등 유명 연예인까지 포함되어 있어 충격적이었죠.


그중에서도 우리나라 부모님들의 교육열은 전 세계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만큼 뜨겁습니다. 그래서 개인 과외는 물론 각종 사설학원이 넘쳐나고, 초등학생은 물론 미취학 아동들의 학습 교재 시장 역시 뜨겁습니다.


과거에는 단순히 ‘교재’ 중심이었다면 지속적으로 발달하는 IT 시장의 흐름에 따라 태블릿을 이용한 학습 교재는 물론 쌍방향 원격 교재까지 앞다투어 ‘우리가 최고다’라며 광고 시장을 뜨겁게 달구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처럼 뜨거운 마케팅∙광고 전쟁을 벌이고 있는 것과는 달리 제대로 된 마케팅, 즉 자신들만의 브랜드 가치를 전달하는 브랜드는 찾기가 어려운 것도 현실입니다.


그중에서도 작년 하반기부터 막대한 광고비를 써대며 엄청난 노출을 통해 소비자를 유혹하고 있는 ‘밀크 T (이하 밀크티)’는 거의 최악의 광고 중 하나라고 볼 수 있는데요, 제가 왜 이렇게 생각하는지에 대해 얘기하기 전에 밀크티 광고를 먼저 보겠습니다.




밀크티 광고가 최악인 첫 번째 이유


이 광고가 잘못된 첫 번째 이유는 광고의 메시지가 ‘전혀’ 없기 때문입니다. 소비자가 왜 밀크티를 선택해야 하는지 광고를 통해 전혀 알 수 없다는 것이죠.


‘학교 공부, 성적 향상’은 모든 학습 브랜드 마케팅의 가장 기본에 깔려 있는 얘기죠. 아니, 모든 마케팅의 출발점이 ‘우리 교재로 공부하면 성적이 향상된다’입니다.


그런데 수 십억 원의 예산을 들여 광고를 하는데 누구나 할 수 있는 얘기로 광고를 한다는 것인 솔직히 얘기해서 미친 짓이나 다름없습니다. 돈을 길바닥에 그냥 버리는 것이죠.


혹자는 자막으로 스치듯이 지나가는 ‘AI 맞춤 학습’에 주목하면 되는 거 아니냐라고 할 수 있습니다만, 말 그대로 스치듯이 지나갑니다. 전혀 강조도 되지 않고, 주목도 되지 않죠.


게다가 AI 학습, AI 맞춤 학습도 이제는 식상한 얘기라 밀크티만의 USP가 되지 않습니다. 헛돈을 쓰고 있는 것입니다.


게다가 소비자 그 누구도 광고를 뚫어지게 쳐다보면서 ‘오, 이런 얘기를 하는구나’라는 생각을 해주지 않습니다. 나레이션으로 나와야 한다는 얘기입니다.


만약 ‘초등학생부터 고등학생까지 밀크티를 쓴다’라는 내용을 통해 시장의 대표 브랜드, 업계 1위라는 가치를 전달하려 했다면 숫자로 얘기했어야 합니다.


‘초등학생 몇 %, 중학생 몇 %, 고등학생 몇 %가 밀크티를 쓴다’라고 말이죠. 이런 팩트도 없이 그냥 ‘모두가 밀크티를 써요’라고 하는 건 제가 학습지 뚝딱 만든 다음에 할 수도 있는 얘기입니다.



밀크티 광고가 최악인 두 번째 이유


이 광고의 두 번째 문제는 Creative에 있습니다.


학습 교재 광고를 하면서 왜 모델인 학생들에게 춤을 추도록 했는지 도저히 모르겠습니다. 대체 춤하고 학습지하고 무슨 상관인가요?


심지어 학습 교재 광고에서 초등학생 모델이 공부해서 성적 향상 됐다는 얘기는 나오지 않고 오히려 춤을 추게 한다? 대체 무슨 생각으로 이런 광고를 만들었는지 모르겠습니다.


게다가 어색하기 짝이 없는 한 명씩 순서대로 동작을 맞추는 장면들은 볼 때마다 너무 어색해서 짜증만 나올 뿐입니다.



밀크티 광고가 쓰레기인 최악의 이유


가장 심각한 것은 초등학생에게 춤을 추도록 한 것을 넘어 도가 지나친 춤을 추게 만들었다는 것입니다. 아래 광고를 보시죠.




이 광고는 30초 버전입니다. 그런데 영상의 12~13초쯤 보시면 여자 초등학생 (혹은 그보다 어리게 보이는)이 소위 말하는 ‘웨이브’ 춤을 추는 장면이 있습니다.


아니 여자 어린이한테 시킬 게 따로 있지 웨이브 춤을 시키다니요, 이게 말이 되는 겁니까? 그것도 학습지 광고에서? 저는 이 장면을 보고 조금 심각하게 ‘성적 학대’라고까지 생각했습니다.


과거 우리나라 TV 예능 프로그램을 보면 진행자가 여자 출연자들에게 ‘섹시 댄스’를 추라고 하면 장면이 꽤 많았습니다. 온 가족이 보는 예능 프로그램에서 천편일률적으로 말이죠.


그나마 여성 출연자들은 성인이었기에 어느 정도 감안할 수는 있었지만 문제는 아이들, 심지어 미취학 아이들까지 ‘섹시 댄스’를 따라 추었다는 데에 있었습니다.


다행히 지금은 그런 예능 프로그램이 사라졌는데, 무려 2022년에 전파를 판 ‘학습지’ 광고에서 초등학생 여자아이에게 ‘섹시 댄스’의 일종인 웨이브 춤을 추게 한 모습을 보고 저는 놀라움을 금할 수 없었습니다.



밀크티로는 절대 교육을 시키지 않겠다


그래서 저는 ‘밀크티로는 절대 아이들 교육을 시키지 않겠다’라고 다짐했습니다.


천재 교육의 마케팅 담당자, 최종 의사결정권자, 광고대행사 임직원 모두 초등학생 여자아이를 통해 소비자에게 전달하고 싶은 모습이 섹시 댄스라면 그 회사의 가치관은 안 봐도 뻔하기 때문입니다.


중학생, 고등학생 교육도 마찬가지입니다. 왜 학습지 광고에서 춤 같지도 않은 춤을 추게 하는지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밀크는 마음속에서 ‘OUT’을 시켜버렸습니다.


한 마디로 얘기하면, ‘전달하고 싶은 브랜드 가치가 무엇인지도 모르겠는데, 8살이나 됐을까 싶은 여자 초등학생에게 섹시 웨이브 댄스를 추게 하는 브랜드’의 제품으로 아이들 교육을 시킬 수 없다는 얘기입니다. 심하게 얘기하면 광고가 아니라 엄청 비싼 쓰레기를 만든 셈이죠.


얘기가 나온 김에 다른 학급 교재들은 어떤 가치와 메시지를 전달하려고 노력하고 있는지 살펴보겠습니다.



스마트올의 문제점


우선 이정재 배우를 모델로 한 스마트 올입니다. 광고를 먼저 보시죠.





이 광고의 핵심은 ‘1등’에 있습니다. 스마트 올이 업계 1위라는 것이죠.


문제는 근거가 없다는 것입니다.


'내가 시장에서 1위'라고 얘기하는 방법은 다양합니다.


그런데 그것을 '직접적'으로 얘기하려면 우선 소비자들의 공감이 필요합니다. 아무도 인정하지 않는 상황에서 밑도 끝도 없이 ‘우리가 1위야’라고 얘기하는 것 공감이 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리고-위에서도 얘기했지만- 근거가 필요합니다. 숫자가 필요한 것이죠.


이 부분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 스타트업을 위한 마케팅 전략-대표 브랜드의 포지셔닝 (1) ]에 정리해 두었으니 참고 부탁 드립니다.



엘리하이는 어떨까?


이번엔 믿음과 신뢰의 개그맨 유재석 씨를 모델로 한 엘리하이를 한 번 살펴보겠습니다.




그나마 엘리하이는 밀크티나 스마트 올보다는 낫습니다.


‘스타 쌤이 팍팍 밀어주니까’, ‘초등학생 누구나 앞서가는 즐거움’이라는 두 가지 핵심 메시지를 통해 어떤 특징이 있는지, 브랜드 핵심 타겟은 누구인지를 알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다만 역시나 아쉬운 것은 이런 특징들이 한 번에 귀에 걸리지 않고 광고의 처음부터 끝까지 이어지는 노래에 묻힌다는 것입니다.


학습 교재 브랜드들의 광고 커뮤니케이션 사례를 살펴보며 든 생각은 ‘왜 하나같이 노래를 통해 브랜드의 핵심 가치보다는 이름을 알리려고 할까’라는 의문이었습니다.


천편일률적인 것이죠. 광고끼리 브랜드 이름을 바꿔도 전달하려는 메시지에는 큰 차이가 없다는 얘기입니다.


이런 문제가 생기는 이유는 두 가지 측면에 유추할 수 있습니다.


# 더 자세한 얘기 보러 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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