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여행 시즌 3] 2일 차 (2). 특이한 센트럴

by 알케이

웨스턴 마켓을 둘러보고는 센트럴로 향했다. 점심도 먹어야 하고, 보고 싶었던 곳이 있어서였다.


지도를 보니 목적지인 '침차이키 누들'이 있는 센트럴까지는 걸어갈만한 거리였다. 다만 어제부터 계속 걸었더니 다리가 아팠다는 게 문제였다면 문제. 그래서 트램을 타기로 했다.


홍콩 여행을 하면서 지하철과 버스만 탔었지 트램을 타보기는 처음이다. 그래서 마지막 여행이기도 해서 한 번 탔는데 의외로 가격도 저렴하고 괜찮았다.


홍콩에서 트램 타는 법


- 트램이 정류장에 서면 뒷문으로 타고 앞문으로 내린다

- 요금은 내릴 때 운전석 옆에 있는 단말기에 옥토버스 카드를 대면된다.

- 대략 HKD 3~4인데 버스보다는 저렴하다

- 에어컨이 없는 게 큰 단점이라면 단점. 하긴 그러니까 싸지



어떤 트램을 타야 하는지 몰라 트램 정류소에서 기사 님께 'Central Market?'이라고 묻자 'Yes!'라는 답이 들어와 뒷문으로 얼른 올라탔다. 옛날 드람 [야인시대]에서 봤던 트램을 직접 타보니 좀 신기하긴 했다.


그런데 트램이 타고 있는 초로의 홍콩 할머니들은 내가 더 이상했는지 다들 나를 이상한 눈으로 쳐다봤다. 대체 내가 어디가 이상하다고...--;


그렇게 두 번째 정거장을 지날 때 다시 한번 'Central Market?'이라고 기사님께 물어보니 한 정거장 지났다고 한다. 어으윽--;;


그나마 다행히 간단하지만 영어를 할 수 있는 기사님이셔서 이번 정류장에서 내려서 조금만 되돌아가면 된다고 하셨고, 어디서 왔냐고 물어보기도 하셨다. 그렇게 간단한 얘기를 나눈 뒤 감사 인사와 함께 다음 정류장에서 내려 침차이키 식당을 찾아 나섰다.


사실 '카우키' 식당 등 워낙 홍콩 '맛집'이란 곳에 속아서 침차이키를 갈까 말까 했었지만, 지금은 작고한 배우 장국영의 단골집이었다고 해서 가 보기로 했다.


원래 있을 땐 모르다가 없으면 그 존재가 아쉬워진다고, 한 때 [영웅본색]과 [천녀유혼]이라는 영화로 익숙한 장국영의 단골이었다니 한 번은 먹어보고 싶기도 했었다.


그렇게 지도를 보며 찾아간 침차이키 누들 식당에 도착한 시간은 12시 조금 전. 그런데 벌써 자리가 꽉 차서 못 먹을 뻔했는데 홍콩 특유의 합석 문화 덕분에 다른 사람들 사이에 끼어 낮아서 완탕면을 주문해 먹었다.


IMG_20231024_121057-1.jpg?type=w1 새우 완탕면으로 기억한다


IMG_20231024_122935-1.jpg 장국영의 단골집이었던 침차이키 식당


하지만 주문하고 음식을 기다리는 동안 점심시간을 맞은 직장인들이 몰려오며 금방 가게 앞으로 긴 줄이 생겼다. 유명하긴 한가 보다. 그래서 살짝 줄을 선 홍콩 직장인들에게 미안해졌다. 여행자가 본의 아니게 피해를 줬으니... 하지만 난 정말 그때 배가 고팠다고...


사실 맛은 평범했다. 굳이 긴 줄을 서서 기다렸다 먹을만한가 싶었다. 조금 짜기도 했다. 홍콩 음식의 대부분이 짜다는 것을 알게 된 곳. 18 도기스 누들처럼 짜지 않으면서 맛있는 국숫집은 없는 것일까.



※ 침차이키 누들 식당 주소


- 98 Wellington St, Central

- 옥토퍼스 카드로도 계산 가능


국수를 다 먹고 나와 타이퀀 (Tai Kwunㆍ大館)으로 향했다.


언제부턴가 홍콩을 소개하는 여행 프로그램에서 타이퀀이 계속 등장하길래 한 번은 가보고 싶었는데, 마침 침차이키 식당에서 가까우니 한 번 가보기로 했다.


DSC_0045-1.JPG?type=w1 미드레벨 에스컬레이터 주변의 벽화 그라피티


DSC_0048.JPG?type=w1 센트럴은 이런 맛이지. 예쁜 식당들.


구룡과는 또 다른 분위기를 거리를 지나 쉬엄쉬엄 걸어가니 어느새 타이퀀에 도착했다.



※ 타이퀀(Tai Kwunㆍ大館)


- 우리말로 큰 집. 원래 경찰서 & 교도소였었고, 경찰서 뒤편에는 법정과 감옥이 붙어 있었다고 한다


- 외부에선 높은 담장에 막혀 있지만 내부는 16개의 건물이 미로처럼 얽혀 있다. 1864년에 지은 타이퀀은 1995년 문화재로 지정됐고, 약 10년간 개선 작업을 거쳐 아트갤러리와 공연장으로 탈바꿈했다


- 죄수를 가뒀던 철창과 면회실, 운동장은 설치미술과 영상을 결합한 전시 공간으로 변신했다. 홍콩의 과거와 현재, 미래가 동시에 있는 셈이니 둘러보면 좋다고 한다




DSC_0049-1.JPG?type=w1 타이퀀의 첫인상


DSC_0050-1.JPG?type=w1 본관 앞 카페


뭔가 서양의 건축양식으로 지어진 건물의 타이퀀은 하필이면 내가 방문한 날 앞마당에서 공연 무대를 철수하고 있었다. 그러다 보니 시끄럽고 정신없고 먼지까지 풀풀 날리며 복잡해서 딱 정나미가 떨어졌다.


그 와중에 바로 옆 노천카페에서 커피 마시는 사람들을 보니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푹푹 찌는 날씨에.


아무튼 생각보다 타이퀀을 넓어서 에어컨 바람이나 쐴 겸 안으로 들어가 봤다. 원래 박물관이나 옛 교도소 같은 곳은 별로 좋아하지 않는 터라 그냥 쓰윽 구경하며 땀을 식혔다. 문제는 앉아서 쉴 곳이 없다는 것.


딱히 보고 싶은 곳도 없다 보니 빠르게 훑어 지나갔는데 의외로 규모가 크다.


DSC_0051-1.JPG?type=w1 뒷건물로 넘어가는 곳에서 찍은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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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한 의미는 없고, 패턴을 보면 카메라를 들이대는 성격 탓에 찍은 타이퀀의 일부


DSC_0053-1.JPG?type=w1 뜨거운 햇볕이 내리쬐는 타이퀀. 그나마 이 건물의 나무 아래 그늘에 있는 벤치에 앉아 아픈 다리를 쉬었다.


그렇게 그냥저냥 타이퀀 구경을 마무리하고 '자미야 마스지드 모스크'를 가기 위해 미드 레벨 에스컬레이터를 타러 간다.


타이퀀 뒷문을 나와 미드 레벨 에스컬레이터가 어느 쪽인지 잠시 헷갈려하다 동네 수퍼 같은 곳에서 히잡은 쓴 여인이 카운터에 있는 걸 보고는 모스크의 위치를 물었다. 히잡을 쓴 여인이라면 99.99% 이슬람교일 테니까 친절히 대답해 줄 것 같아서였다.


아니나 다를까, 그녀에게 물었더니 마침 가게 있는 그녀의 남편처럼 보이는 사람이 열성을 다해 알려줘서 미드레벨 에스컬레이터를 타러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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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드 레벨 에스컬레이터로 가는 길의 한산한 동네 모습. 왼쪽 사진은 초등학교 아니면 유치원 같다. 아이들과 아이들의 보무나 보모가 함께 스쿨 버스를 기다리는 듯한 모습이었다.


DSC_0058-1.JPG?type=w1


DSC_0060-1.JPG?type=w1 센트럴에서 조금만 올라가면 나타나는 한산해 보이는 거리의 모습.


홍콩은 아주 짧은 거리가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주는 미스터리 한 곳이다.


조금만 내려가면 사람들로 버글버글한 익히 알고 있는 전형적인 센트럴의 모습이라면, 조금만 올라오면 위 사진들처럼 한산한 동네의 모습을 볼 수 있는 곳이다.


어쩌면 이것 역시 홍콩의 매력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하며 미드 레벨 에스컬레이터를 타고는 위로 올라갔다. 그리고는 잠시 후 자미아 마스지드 모스크를 발견했다.


DSC_0062.JPG?type=w1 모스크 입구


내가 이곳을 가보고 싶었던 이유는 '인도계 무슬림'을 위한 모스크라는 설명 때문이었다.


보통 인도인들은 힌두교를 믿고, 파키스탄 사람들이 이슬람교를 믿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래서 두 나라는 원래 하나의 국가였음에도 종교적 이유로 분리했고, 아직도 가끔씩 서로 으르렁거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인도인을 위한 이슬람 사원이라니. 뭔가 되게 궁금했다.



※ 자미야 마스지드 모스크


- 1849년에 세워진 홍콩 최초의 이슬람 사원.

- 예전에는 가난한 이슬람교도를 위한 피난처로 이용되는 등 모스크 이외의 역할도 수행했다고 한다

- 지금의 건물은 1915년에 증축됐으며 ‘인도계 무슬림을 위한 모스크’란 뜻의 래스카 템플 (Lascar Temple)로도 불린다.


그렇다면 홍콩 최초의 모스크는 어떤 모습일까? 자미드 모스크와 근처의 독특한 외관을 가진 식당이 궁금하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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