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보다. 재미있게.] 시리즈가 공식 출간되었습니다. 총 3권의 시리즈가 출간되었으며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출간될 예정입니다. 많은 관심 부탁 드립니다~
네이버 영화 인플루언서들의 콘텐츠들에 너무 실망해서 직접 연재하는 영화 리뷰 콘텐츠입니다.
같은 영화라도 좀 더 깊이 있게 바라보고 생각할 수 있는 콘텐츠를 쓰고 있습니다.
가수 ‘캔’을 유명하게 만든 노래는 ‘내 생에 봄날은’입니다.
이 노래에서도 알 수 있지만 우리가 흔히 ‘봄날’이라고 할 때는 가장 화려했던 시절 (때)’를 의미합니다. 스산해지는 가을과 추위에 모든 것이 꽁꽁 얼어붙는 겨울도 아니고 그렇다고 무더위가 주변을 감싸는 여름도 아닌 ‘봄’입니다.
아마도 주위의 많은 것들이 사라지거나 잔뜩 움츠러들었다가 한 껏 기지개를 켜며 존재감을 뽐내기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그래서 많은 꽃들이 피어나는 봄은 가장 아름다운 계절이기도 하며 많은 사람들이 긴 겨울 동안 기다리는 계절이기도 합니다.
제가 이렇게 ‘봄날’에 대해 장황하게 얘기하는 이유는 영화 [봄날]이 잃어버린 봄날 찾고 싶어 하는 철없는 어른의 이야기이기 때문입니다.
영화는 장례식장에서 시작됩니다. 시작뿐만이 아니라 영화의 98% 이상이 바로 이 장례식장에서 이야기가 전개됩니다.
장례식은 겨울을 상징합니다.
죽음은 사라진다는 것을 의미하고, 위에서 잠깐 얘기했지만 많은 것이 사라지거나 움츠러드는 계절이 겨울이기 때문입니다.
장례식의 맏상제 (맏상주)는 호성 (손현주)입니다. 그러니까 호성 아버지의 장례식인 것이죠. 그리고 호성의 현재 삶은 겨울 그 자체입니다.
어린 시절부터 ‘주먹’에 있어서는 일가견이 있었고, 그로 인해 조폭에 들어가서도 승승장구했지만 어떤 다툼에서 사람을 죽이고 다른 조직원들을 대신 감옥에 들어갔다가 8년 만에 막 출소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호성의 과거는 ‘봄’이지만 현재는 ‘겨울’인 것입니다. 그리고 호성은 아버지의 장례식장에서 잃어버린 봄날을 찾으려고 합니다.
장례식을 치르는 내내 호성은 건성건성입니다.
맏상제 (맏상주)로서 최소한의 할 것만 하고 나머지는 그냥 대충대충이죠. 오히려 정신을 차리고 장례식을 제대로 치르고자 하는 사람들은 그의 동생 종성 (박혁관), 딸 은옥 (박소진), 아들 동혁 (정지환)입니다. 심지어 은옥의 예비 남편이 인사차 왔지만 그마저도 건성으로 대하다가 은옥에게 잔소리를 듣습니다.
호성이 이렇게 건성건성인 이유는 겨울이 싫어서입니다.
자신의 현재 삶도 겨울인데, 아버지의 장례식도 결국은 겨울이니 진절머리가 나는 것도 당연할 것입니다.
그리고 그 겨울을 벗어나기 위해 그가 선택한 방법은 또다시 조폭입니다.
자신에게 길고 긴 겨울을 선물한 조폭 활동을 다시 하려는 것입니다. 그나마 그때가 그에게는 봄날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조문 온 예전 부하에게 다시 일할 수 있도록 자리를 만들라고 하지만 부하는 거절합니다. 시간이 많이 흘러 호성은 퇴물이 되었다면서 말이죠.
그가 다시 한번 인생의 봄날을 찾으려는 이유는 자식 때문입니다.
8년 동안 교도소 생활을 하면서 이혼을 당하고, 자식들은 제대로 돌보지 못했기 때문에 아버지로서의 역할을 하고 싶은 것입니다. 그래서 은옥에게는 결혼 자금을, 동혁에게는 전세자금을 마련해주고 싶어 합니다.
그런데 그는 잘못된 방법을 선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