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찌와의 아침 대화

feat. 이빨간식

by 거대고양이

‘그리O즈 O라인 이빨과자’라는 고양이 간식이 있다. 알갱이가 굵은 건사료 형태인데 그 이름답게 치석을 제거해 주는 효능이 있으며 해물맛, 연어맛, 참치맛, 치킨맛 네 종류가 있다. 엄선된 과일 재료를 사용해 비타민과 미네랄, 항산화성분이 강화되었다고 한다.


아이들이 각자 입맛이 달라서 첫째와 둘째는 거들떠도 안 보는데, 막내 모찌는 이것만 찾는다. 모찌는 식사량이 많고 비만이면서 음식 종류는 엄청 가린다. 이 제품은 꽤 비싼 축에 들지만 그런 모찌를 위해 종류별로 구비해 둔다. (다만 치킨맛은 품절인 경우가 많다.)


우리집에서는 이 제품을 반드시 ‘이빨간식’이라고 불러야 한다. ‘이빨과자’나 ‘치석케어’ 등으로 부르면 안 된다. ‘이빨간식’은 모찌가 자기 이름 외에 유일하게 알아듣는 인간의 어휘기 때문이다. 우리는 아침마다 이 단어가 포함된 대화를 나눈다. 대화는 대게 이렇게 전개된다.


(나는 식탁에 앉아 커피를 마신다. 잠시 후 모찌가 맞은편 의자에 살며시 앉아 빤히 쳐다본다.)

“(작게) 앙.”

“모찌 왔어?”

“앙!”

“강아지, 뭘 원해?”

“아응. 앙.”

“(모른척) 뭘 원해요?”

“아앙. 흐아앙.”

“말 해. 다 들어줄게.”

“흐아아앙.”

“응, 이빨간식, 이빨간식 줄까?”

“흐아아아아아앙!”

“(터져나오는 웃음을 참으며) 이, 빨, 간, 식?

“(최고조) 흐애애앵, 흐아아아아아아아아아앙!”

“알았어. 이빨간식 먹자. (일어나며) 이빨간식 먹자요.”

(모찌가 의자에서 쿵, 점프해 따라온다.)


오늘 무슨 맛을 원하는지는 알 길이 없으니 적당한 맛을 골라 집어든다. 모찌는 제자리서 팽그르 돌거나 내 종아리에 콩 부딪치며 재촉한다. 나는 봉투를 살살 흔들며 좀 더 애를 태우다가 그릇에 가져간다. 채 붓기도 전에 얼굴을 들이민다. 오독오독 맛나게 잡숫고 나면 드러누워 그루밍으로 마무리한다.


겨우 이빨간식 하나에 설레고 기뻐하는 모찌의 모습은 참 사랑스럽다. 나도 덩달아 기분이 좋아진다. 매일 아침 되풀이하는 우리 둘만의 비밀 대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