깜냥스승|진정한 인연이란?

아이에게 배우는 인생철학

by 반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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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연에는 선연과 악연이 존재한다. 여기서 선연이란 서로 든든하게 지지할 수 있는 관계를 말한다. 악연은 정신적으로 물질적으로 피해를 주고받는 관계를 말한다. 악연은 일방적인 피해만 주는 사이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옳고 그르던 서로가 서로에게 악연이다. 어쩌면 나도 그 사람의 영화에서 조연 악당 1 정도는 할지도 모르니 나의 대본을 검토할 필요는 있다.






봄날의 꽃, 여름의 미풍, 가을의 낙엽, 겨울의 눈.
여기에 순응하여 살아가고 있다면, 그것은 인생 최고의 계절이다.

-중국 속담






"악연은 선연을 만든다."

내게 만남의 기본 바탕에는 이 말이 담겨있다. 그 안에는 세 가지의 뜻이 숨어 있다.



첫째, 악연 대신 선연을 바라보고 감사하겠다는 다짐이 있다.

악연에 지쳤지만 그래도 선연이 나를 있게 한다고 믿고 선연의 매듭을 단단히 묶어야 한다. 그런데 사람 심리가 재미있다. 악연에 긴 시간 감정을 소모하고 선연에는 쌓인 화만 쏟으려고 한다.


나만 보면 일그러진 표정으로 가시 돋은 말을 툭툭 던지는 부장이 있다. 일을 처리할 때 반드시 확인받아야 하는 부분도 왜 나한테 가져오느냐는 얼굴로 성의 없이 답한다. 직책에 따라 사람을 가려가며 대하는 모습에 속이 부글거리지만, 만약에 맺힌 화를 가족에게 대신 터놓았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가족은 ‘짜증 부장’을 보듯이 나를 보지 않았을까?


선연을 함부로 대하는 습관이 반복된다면 그 단단한 끈조차 하나둘씩 끊어질 수 있다. 선연이 당연하다고 생각한다면 나의 악연 또한 그저 당연한 일일 뿐이다.






둘째, 악연을 선연으로 만들겠다는 의지를 나타낸다.

악연을 선연으로 바꾸기 위해 피나는 노력을 하라는 말이 아니다. 나 역시 모든 사람과 친해질 필요는 없다는 말에 동감한다. 모두 나를 좋아할 순 없다. 중립적인 관계인 사람이 대다수고 나머지 소수 사람이 나를 좋아하거나 싫어한다. 여기서 선연은 내가 필요한 만큼의 관계를 말한다.


예전에 소시오패스라는 별명을 가진 실장이 있었다. 주변에 단 한 명도 그를 가까이하지 않았다. 하지만 나는 일 때문에 실장을 자주 만나야 하는 처지였다. 큰 악연이었지만 나는 최소한의 선연을 만들었다. 내가 필요할 때 연결될 수 있는 기초적인 관계를 구축한 것이다. 나중에는 실장이 내게 호의를 베풀 정도가 되었으니 이 정도면 넘치는 선연이다.


선연이 꼭 달콤한 관계만을 정의하는 게 아니다. 이것을 안다면 좀 더 가볍게 접근할 수 있다. 그리고 재미있는 것은 악연이 많은 사람은 선연이 없어서 그런지 친해지면 오히려 더 잘해준다. 연의 방향을 바꾸는 재미가 쏠쏠하다.






셋째, 연은 언제든 바뀔 수 있다는 경고를 의미한다.

악연이 선연을 만들 수 있다면 선연 역시 악연을 만들 수 있다. 사회관계부터 친구관계, 심지어 가족관계에서도 어느 하나 함부로 다룰 연은 없다. 좋은 흐름이었던 관계도 내가 하찮게 여기는 순간 실이 끊어진다. 내게도 끊어진 연이 나무마다 걸려있다. 함부로 건너짚어서 악연이라고 여겼던 관계도 있었다. 물론 나의 착각이었다. 나의 관점이 비틀어졌다면 피드백은 적극 수용해서 고쳐야 한다. 또한, 나에게 악연이라고 다른 이에게도 무조건 나쁜 사람은 아니다.


어떤 선생님은 늘 냉소적이고 함께 할 일은 무조건 빠졌다. 나와는 더는 악연이 되지 말자고 여겼는데 점심시간에 학생들과 어울리는 모습을 보고 나의 색안경은 물이 빠져버렸다. 아기처럼 해맑은 얼굴과 부드러운 목소리로 아이들과 놀 준비를 하는 게 아닌가! 아이마다 행복해 보였다. 나와 엉킨 실이 끊어지는 순간이었다. 내가 그를 이해할 폭이 더 넓어진 셈이다. 연은 어찌 될지 정말 모를 일이다.






내가 만난 사람의 총합이 바로 나다.

-깜냥스승의 제자 ‘아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