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Star Hainanese chicken rice
코타키나발루가 속한 사바 주의 인구 약 1/4는 중국계입니다.
대부분은 사바 주와 바다를 접하고 있는 광둥 성 출신이고, 역시 사바 주와 바다를 접한 하이난 섬이나 식민지 시절 일꾼으로 넘어온 하카 계열 중국인도 있습니다. 이 중국인들은 각기 하이난 요리, 광동 요리 그리고 중국계 노동자들이 현지인과 결혼하면서 중국식 요리법과 현지 식재료가 결합하여 만들어진 독특한 퓨전 요리인 논야 요리를 전해 주었습니다. 당연히 하이난 요리와 광동 요리도 현지에 맞게 조금씩 변화했지요.
이 포스팅에서는 코타키나발루에서 가장 인기 많은 하이난 요릿집인 (현지에 분점이 아주 여러 곳 있을 정도로 크게 성공했습니다.) 오성해남가향계반. 5 Star hainanese Chicken rice의 음식과 동 말레이시아식 하이난 요리에 대해 이야기하겠습니다.
코타키나발루의 일요일 오전 6시 ~ 오후 1시에만 문을 여는 선데이마켓의 메인 스트리트인 Gaya street에 위치한 지점입니다. 이 외에도 구글 검색을 하면 여러 분점이 뜨는데 어딜 가도 괜찮습니다.
하이난 요리는 광동 요리의 분파로서 중국 최남단 하이난 성의 요리입니다. 광동 요리에 토대를 두고 있으나 더 담백하고, 해물을 많이 쓰고 간이 세지 않으며 기름을 적게 씁니다.
담백한 수육이나 오랫동안 구워 기름을 쏙 뺀 오리, 닭, 돼지고기, 수육 등의 요리가 많지만 특히 유명한 것은 하이난 치킨 라이스입니다.
하이난 치킨 라이스는 당시엔 말레이시아의 일부였던 싱가폴의 하이난계 이주민들이 만든 요리입니다. 부드럽게 삶은 닭에 하이난 스타일의 담백한 간장소스, 다진 고추가 들어간 매운 양념이 약간 따로 나오고, 밥은 판단 잎과 생강 등이 들어간 향긋한 밥을 주먹밥으로 쥐어 나오는 것이 싱가폴에서 처음 만들어진 타입입니다.
이후 이것이 인기를 끌면서 싱가폴에서는 닭 국물이 함께 나오는 타입, 찐 닭 대신 구운 닭이 나오는 타입 등 다양한 방식으로 변화하였습니다.
코타키나발루 타입의 하이난 치킨 라이스는 짜지 않고 담백한 간장 소스 위에 부수어 썬 오이를 올리고 그 위에 부드럽게 찐 닭을 얹으며 매운 고추 양념 없이 아주 담백하고 향이 적은 타입입니다. 또한 밥도 향이 약간 있긴 하지만 아주 은은하여 잘 느껴지지 않는 부드러운 타입입니다.
투아란 미는 중국 남부에서 많이 먹는 면인 '투아란' 면을 쓴 볶음국수입니다. 투아란 면은 계란 노른자를 써서 면 맛이 진하고 고소한데, 사실 코타키나발루에서 케다이 코피 셍힝이 더 유명하지만 그곳을 들를 여유가 없어 여기서 먹었습니다. 바베큐 한 돼지고기나 닭고기, 웍에 볶은 계란, 녹색 채소, 투아란 면을 함께 마늘과 양파로 향을 낸 야채기름에 볶아 나오는 요리입니다. 굉장히 담백하면서 중국식 향유 특유의 불맛 가득한 고소한 맛으로 특별한 향이 없어 외국 음식에 익숙하지 않은 한국인들도 쉽게 즐길 수 있는 요리입니다.
프라이드 미는 볶음면입니다. 하이난 스타일로 광동보다 덜 짜고 담백한 간장소스에 야채 향유로 큼직한 생선살과 달걀, 푸른 채소로 볶은 면입니다. 보통 생선살로 나옵니다.
제가 이번에 먹진 않았습니다만, 이 요리를 하기 위해 손질한 생선 머리를 쓴 피쉬 헤드 커리 수프와 피쉬 헤드 커리 미(얼큰하게 생선 머리 푹 고은 육수에 코코넛 밀크와 커리 파우더를 풀고 국수를 말아 줌)도 유명하고, 왓탄이미 wat tan yee mee라고 해서 새 둥지 모양으로 미 면을 튀겨낸 뒤 거기에 볶은 해물을 담아 주는 요리도 유명합니다. 왓탄이미는 이렇게 생겼습니다.
볶은 뒤 녹말물을 푼 소스를 뿌려주는데 바삭한 상태의 면을 숟가락으로 부수어 해물과 함께 떠먹어도 맛있고 부순 뒤 면이 소스에 불어 부드럽게 된 다음 떠먹어도 맛있습니다.
보통 현지인들은 아침 일찍 하이난 치킨라이스나 국물 요리로 아침식사를 하거나, 저녁에 바베큐 오리, 닭, 돼지고기를 즐깁니다. 이번에는 아침 너무 일찍 방문한데다가 선데이마켓 때여서 사람이 너무 몰리는 바람에 오히려 바베큐나 요리부들은 재료가 다 떨어진 것들이 많아 아쉬웠습니다.
다음 번에는 코타키나발루의 광동 요리를 이야기해 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