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머릿속 지우개

by 임 경


페브리즈를 사용하고 나면

리필로 채운다.


이따금 슈퍼에 가기 귀찮을 때면

페브리즈 리필 대용으로 생수를 넣고 향수를 조금 떨구어 사용하기도 한다.


그런데 오늘,

리필을 채울 요량으로

아무 생각 없이 뚜껑을 열어 시원하게 버렸다.


순간, 페브리즈 향기가

진ㅡ하ㅡ게ㅡ 퍼ㅡ졌ㅡ다.


물인 줄 착각했다.


한 통을 아무 생각 없이 비ㅡ웠ㅡ다.


아깝다는 생각도 잠시,

이렇게 정신 줄 놓고 살아가는 일이 또 없을까.


올해 마음, 새 다짐을 장전하고

나도 모르게 또 비우고 사는 것은 아닌지.


습관적으로 익숙한 그 무엇을

또다시 찾고 있는 것은 아닌지.


때론 잊어야 할 것은 시원하게 잊어도 좋겠다.

아까운 마음도,

안타까운 마음도,

미련의 연민도 없이


고마운 마음만 남았으면 좋겠다.



** 위 이미지는 AskUp AI를 통해 생성한 이미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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