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안에는 스무 살 말쑥한 소녀도 살고,
내 밖에는 두터워진 표피를 껴안은 채
고스란히 나이테를 표출하며 살아가는 나도 있다.
얼마 전 시아버님께 여쭤본 말이 생각난다.
"아버님!, 지금 마음은 몇 살이라고 생각하세요?"
"말해 뭐 해~ 마음은 아직 스무 살이지!"
팔순이신 아버님께서 마음은 스무 살이시라니,
한편으로는 공감되면서도 한편으로는 짠했다.
나도 내 안에 스무 살쯤 된 나와 더불어 살면서 안 되는 것도 많고, 절제해야 하는 것도 많고, 하고 싶은 것도 많은데......,
그렇게 혼돈을 겪으면서 좀 더 나은 삶을 위해 노력하며 사는데, 정작 아버님은 60년 인생의 갭을 어찌 메우며 살아가실까.
하고 싶어도 마음대로 하실 수 없는 그 연세에 표현 없으신 그 마음은 얼마나 헛헛하실까.
마음은 아직 청춘이시니, 얼마나 애가 타실까! 생각했던 기억이 떠오른다.
나에게도 무슨 일이든 하고 싶어도 온전히 할 수 없는 때가 머지않아 도래할 것이다.
그때가 오기 전에 원하고, 하고 싶고, 해야만 하는 일이 있다면 열심히 움직여 볼 일이다.
후회 없이, 아낌없이 잘 살아왔노라고 내 나이를 원 없이 순응할 수 있는 먼 훗날을 위하여 힘껏 빠져 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