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
천양희
외로워서 밥을 많이 먹는다던 너에게
권태로워서 잠을 많이 잔다던 너에게
슬퍼서 많이 운다던 너에게
나는 쓴다.
궁지에 몰린 마음을 밥처럼 씹어라
어차피 삶은 네가 소화해야 할 것이니까.
힘든 시기가 있죠.
힘의 무게가 사람마다 조금씩 다르고,
힘듦의 모양새가 서로 다른 얼굴을 하고 오기도 하지요.
시인은 삶의 허기와 힘듦을 달래는 것도
밥을 꼭꼭 씹어 소화하듯,
각자의 인생을 각자 소화해야 한다는 일침을 가합니다.
마치 강한 어머니의 따끔한 회초리 같기도 합니다.
어느 때는 혼자서 힘듦을 감수해야 한다는 말이
서럽고 가혹하게 들리기도 하겠지만,
결국 인생을 책임지고 나아가야 할 몫은
다른 그 누구도 아닌,
각자의 몫이라는 메시지를 남깁니다.
우리의 삶이 곱이곱이 힘들어도
어떻게든 살아내고 또 살아지는 삶이
우리의 삶이 아닌가 합니다.
각자 서 있는 자리 자리마다
사람들 속에 서 있고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살아가는 것이
우리의 삶이듯,
누군가는 존재하기에
바라볼 수 있는 것만으로도
서로에게 힘이 되는 게 아닌가 합니다.
모두 힘내세요.
아니, 건강을 챙기세요.
우리는 아름답게 핀 꽃들을 볼 수 있는 눈을 가졌고,
신선하게 지저귀는 새소리를 들을 수 있는 귀를 가졌고,
좋으면 좋다고 힘들면 힘들다고 말할 수 있는 목소리를 가졌기에
온전히 느끼고 표현할 수 있는 삶이 얼마나 감사한 삶인지 알잖아요.
힘들어도 힘든 마음 조금 내려놓으시고,
소리 없이 계절이 지나가는 아름다움을 잠시 오감으로 느끼시면 어떨까요?
위 시를 접하고
나는 내 인생을 얼마나 잘 소화하며 살아가고 있을까.
잠시 생각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