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선생님들
“엄마, 어제 목요일이었는데, 글 발행했어요?”
아이들이 부축이고 재촉한다.
엄마가 브런치 작가 준비 하는 과정부터 합격하는 그 순간을 기억하는 매의 눈을 가진 두 녀석들이 지켜보고 있다.
목요일이 되면 브런치에 1편씩 글을 발행하는 걸 아는 사람이 집 안에 2명이나 있다. 발뺌하긴 늦었다.
“아니, 여행 다녀와서 못했어”
“여행은 여행이고 글 발행은 글 발행이지, 왜 못해요?
목요일에 발행한다고 했으면 해야 되는 거 아니에요?”
(아니,,, 얘들아.. 엄마 지금 혼나는 거구나…)
“엄마가 목요일에 글을 발행하려면 월 화 수 계속 글을 써야 했는데, 하루는 에버랜드 이틀은 너희들이 원하던 할머니집에 갔었잖니, 엄마가 글을 쓸 시간이 없었어”
“할머니집 가면 엄마가 더 편한 거 아니에요?”
“더 편할 수도 있는데, 우리 집에서처럼 마음 놓고 엄마가 해야 할 일만 할 수 없어~”
“아~”
아이들은 본인들처럼 우리 엄마가 할머니집에 가면 편한 생활만 할 거라고 생각한다는 걸 알게 된 대화였다. 친정이라는 곳은 마음 편하게만 있을 수 없는 곳이다. 엄마가 되고 난 한참 후에 깨닫게 된 것이다. 나의 엄마가 아닌 나와 같은 한 어른으로써 친정 엄마가 느꼈던 감정들을 이해하게 되었다. 그러니 어찌 친정에서 띵가 띵가만 할 수 있겠는가. (그러나, 여전히 친정 가면 나보다 친정엄마가 훠얼씬 더 바쁘다.)
아이들과 지난 주말에 나눴던 이야기들이 먼지와 함께 공기 중에 떠다니다 브런치 글을 발행하는 목요일이 되었다. 목요일은 브런치 발행하는 날이다.
여기까지 쓰고 목요일에 글을 발행하려고 했다.
목요일은 큰 아이의 중학교 입학식이 있는 날이었다.
어제는 망.(큰아이가 망했다!라는 말 대신 실수 했네! 다음엔 잘하면 돼!로 바꿔 말하는 거라 알려줬다)
어제는 실수했다. 다음 주부턴 재까닥 발행하리라!
나의 발행일은 목요일이다!
사랑스러운 눈으로 감시하는 아이들이 또 언제 질문할지 모른다. 당당하게 말하자.
“엄마, 브런치 글 발행하고 있어요?”
“그럼~당연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