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다운 게 뭔데?

흔한 드라마 장면

by 강경아

나다운 게 뭔데?


흔한 드라마 한 장면. 주인공이 방황하고 주변인이 “너답지 않게 왜 이래?” 하면 무슨 짜 맞춘 듯한 대답이 나온다. “나다운 게 뭔데?” 혼란스러운 주인공 표정을 클로즈업하면서 끝.


이런 장면을 볼 때마다 그런 생각을 했다. 정말 주인공은 극심한 고민과 갈등에 휩싸여 진짜 ‘나를 모르는 게’ 아닐까? 하고 말이다. 실은 누구도 자신을 잘 알지 못하고 산다. 나는 이런 성격의 사람이고, 이런 상황에서는 이런 행동을 하는 사람일 거로 예측하는 것일 뿐. 삶이라는 건 성격이라는 건, 큰 변수가 아니면 쉽게 변하지 않는다. 드라마처럼 극한 상황이나 주인공의 삶을 송두리째 들었다 놨다 하는 일이 생기지 않는 한.


드라마를 배울 당시 주인공에게 갈등, 상황 변화, 반전이 드라마의 기본 구조라 배웠다. 사실 삶이 드라마라는 말이 있다. 허구가 지어낸 이야기를 심심하게 만들 정도로 극적인 경우가 많다. 극심한 자기분열에 빠질 뻔한 사건이 일상에서 일어날 수 있다.


“나다운 게 뭔데?”라는 실존적 고민을 하게 된 날. 나는 글을 쓰고 있었고, 굳어진 일상을 전복할 수 있었다. 나답다는 게, 나답지 않다는 게, 내게 어떤 요소가 있는지 자문자답을 하기 시작했다. 거창한 철학이 아닌 내 삶의 중요한 문제였다. ‘실존주의’라는 말이 무언지 몸으로, 삶으로 체득되던 나날들이었다. 그러면서 조금씩 생생한 내 인생의 민낯을 발견할 수 있었다. 그러니 이 질문을 무서워도, 어이없게도 만나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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