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룸을 구하다.
얼마 전 원룸계약서를 작성했다. 독립은 오랫동안 해야 할 일, 꼭 하고자 하는 일에 들어가는 일이었다. 어쩌다 보니 비혼. 인연이라는 건 의지로 쉽게 만들 수도, 매듭 지을 수도 없었다. 결혼제도에 내가 들어가긴 힘들겠다, 적응 안 되겠다 생각했고 결혼제도에 짓눌리기 싫었다. 그런 평소 생각과 태도가 삶의 방식에 영향을 주는지 자연스레 비혼 이다.
혼자를 책임진다는 것, 내 한 몸을 오롯이 책임진다는 건 많은 부담감과 긴장감을 불러일으킨다. 걱정 많은 나는 오래 전부터 의식하지 못한 채 혼자인 삶에 대한 준비를 시작했다. 주거와 수입이 가장 걱정됐다. 돈을 버는 것보다 쓰는 데 소질이 많았다. 흔히 말하는 종잣돈 모으기와 청약도 꾸준히 못 넣고 중간에 깨는 걸 반복했다. 돈을 모아서 공간을 마련하는 데에는 시간과 의지가 수반됐다. 혼자 사는데 드는 비용을 내 수입과 지출에 대비해서 예산을 계산해봤다. 짜본 후 ‘할 수 있겠다’ 결정하고 바로 행동에 옮겼다.
4대 보험이 들어가는 직장인 찬스를 적용해서 은행에 대출조건을 알아보고 받았다. 대출에 필요한 필수 서류 중에는 이사 날짜가 확정된 원룸계약서가 필요했다. 여름이 시작된 6월, 직장과 본가가 가까운 곳부터 살 곳을 알아보러 다녔다. 부동산중개 온라인 플랫폼은 사진이라 믿을 수가 없었다. 믿을 만한 지인에게 중개인을 소개받고, 틈틈이 집을 보러 다녔다. 내 예산보다 높은 보증금의 방들을 둘러 보고는 실망을 많이 했다. 그동안 내가 얼마나 규모 없는 경제습관을 가졌는지 깨닫는 방 투어였다. 일자로 쭉 나온 방이며, 지하 반에 걸쳐 있는 방이며, 그야말로 ‘우울함이 가중’ 될 거 같은 집이었다. 본가도 마침 이사 갈 계획이었다. 이 타이밍에 자연스레 독립하는 것이 최선이었다.
독립했어도 오래전에 했어야 했다. 돈도 돈이지만 혼자 살 자신이 없었다. 솔직히 부모님이 주는 생활의 편리와 안락함을 놓기 싫었다. 그러나 가족의 평화와 조용히 글을 쓸 수 있는 환경이 절실했다. 마음을 먹는 게 가장 큰 일이었다. 수입도 불안정하고 들쑥날쑥했다. 그러나 ‘바로 지금이야’라는 촉이 왔다!
이사를 앞두고 복잡한 머릿속을 정리하고, 새 환경에서 새롭게 시작하는 의미로 미용실에 갔다. 머리를 정돈하니, 마음도 덩달아 가벼워졌다. 외면을 변화함으로써 마음이 변하는 게 신기하다. 독립이 어떤 변곡점이 될 듯 하다. 앞으로의 새로운 생활이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