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라는 도시

by 강경아

거제에서 화요일 수요일 이틀 수업을 한다. 저녁 수업이므로 수요일 낮에는 시간이 있다. 생전 처음 거제라는 도시에 갔으니 유명한 바닷가나 그곳의 독립서점에 가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리해서 가본 적이 세 곳 블랙 업 커피, 온 더 선셋, 책방 익힘 정도였다. 더 가고 싶었으나 코로나가 심각해지자 대면 강의에서 비대면 강의로 바뀌는 바람에 거제에 내려가지 못했다.



내가 간 곳은 차가 없으니 택시로 이동 가능하고 잠시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곳 위주였다. 수업 전 3~4시간 정도 말이다. 좀 더 유명한 곳 이를테면 거제에서 가까운 통영, 몽돌해수욕장 등은 거리가 멀어 택시비로도 많이 비싼 곳이라 제외됐다. 아직 통영을 못 가본 건 많이 아쉽다. 거제는 조선소가 들어와 있는 영향인지 많이 발전된 모습을 보여줬다. 서울에 비해 규모만 작지 그 외는 서울에 있는 프랜차이즈는 다 들어와 있는 모습이었다. 그래도 거제인데 거제만의 분위기를 담은 곳을 가보고 싶었다.



블랙 업 커피는 수강생의 추천을 받아 간 곳이었는데 처음 가자마자 맘에 들었다. 넓은 공간에 나무로 소재로 한 인테리어에 무엇보다 사람이 적어 혼자 간 게 어색하지 않았다. 그곳에서 해수염 아인슈페너 커피를 마셨는데 다름 아닌 소금 맛 커피였다. 처음 먹어 본 커피라 생소했으나 커피와 소금 크림에 잘 어우러져 맛이 기가 막혔다. 서울에서는 못 먹어본 맛이었다. 서울에 매장에 있음 찾아갈 텐데 경상 지방에만 있다는 게 아쉬웠다. 다음은 온 더 선셋 이곳은 바닷가 바로 앞에 지어진 탓인지 뷰 맛집으로 소문난 곳이었다. 하얀색 외벽에 통창이 있어 출렁거리는 바다를 바로 눈앞에 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좋은 곳을 보고 있자니 여동생이나 가족들이 생각났다. 다음에 기회가 있으면 같이 와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대표 이미지 사진이 온 더 선셋 앞에서 찍은 사진이다)


계속 카페만 가는 게 관광명소를 갔다 오는 게 아니라서 마음먹고 다녀온 곳이 책방 익힘이었다. 이곳도 내가 묵었던 터미널에서 꽤 거리가 멀어 택시비가 많이 나왔다. 그런데 막상 가본 책방이 맘에 들어 택시비가 그리 아깝진 않았다. 여기서 ‘열 문장 쓰는 법’을 사서 강의 준비를 했다. 고요하고 햇살이 조용히 스미는 책방이라 마음이 곧 편안해졌다. 고양이들이 등에 햇살을 이불 삼아 책방 곳곳에 낮잠을 자는 모습이 아름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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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주 차를 이렇게 보내고 4주 차에 부모님을 모시고 여행 겸 가야지 계획하고 숙소 예약까지 했는데 이런, 코로나가 심각해져서 남은 강의 2강을 서울에서 ZOOM 강의로 대체되었다는 소식을 들었다. 거제 관광장소와 통영에 가야지 했는데 정말 아쉬웠다.



내가 거닐고 만난 거제는 친절한 사람들과 깔끔한 거리 그리고 아름다운 바다를 끼고 있는 곳이었다. 그곳을 좀 더 많이 폭넓게 여행하지 못한 것이 참 아쉽다. 사는 동안 한 번을 못 가볼 수도 있었는데 무려 세 번이나 다녀올 수 있어서 다행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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