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에 에세이와 소설집을 내고는 당분간 글을 못 쓰겠다고 생각했다. 쉴 새 없이 2017년부터 기획하고 쓰고 출판하고 유통하고를 반복하다 보니 나도 모르는 새에 번아웃이 된 거였다. 충분한 여유시간이 있어야 소재가 생각나고 글을 쓸 텐데 그즈음에 나는 텅 빈 가구와 같았다. 내 안의 글로 쓰고자 하는 소재들이 이제는 없는 듯싶었다. 책을 쓰는 것도 중요하지만 책을 낸 후에 잘 유통시키는 것에도 집중해야 할 텐데 마침 취업 시기에 맞물리는 바람에 소량 인쇄하고 후딱 마무리한 것이 지금도 아쉽다. 현재도 열심히 독립출판에 참여한다고 말을 하지는 못하겠다. 이를테면 띄엄띄엄으로 하고 있으니까.
독립출판은 실체가 없다. 회사라면 나를 컨트롤해줄 상사가 그리고 기한 내에 다해야 한다는 룰이 있으니 거기에 맞춰서 해야 한다. 이전에도 지금에도 중요한 건 바로 자율성이다. 이 원고들을 쓰고 있는 이 순간에도 나는 원고 계획표라는 것을 만들어 날짜를 체크하고 분량을 가늠한다. 그렇지 않으면 나 자신과의 약속을 지키지 못하게 되기 때문이다.
다시 독립출판을 하겠다는 마음을 먹은 건 지극히 현실적이 이유가 있기 때문이다. 1인 출판 강사로 발을 내디뎠는데 그에 맞는 최신 책이 있어야겠다고 생각해서 이다. 사람들을 가르쳐보니 그들은 글을 쓰고 싶어 하고 자신의 글을 세상에 내보이고 싶어 한다. 그들이 모르는 것을 내가 알고 그들이 나아가고 싶은 미래를 내가 걸어가고 있다. 강의에서 다 알려주지 못하는 것을 그들에게 알려주고 싶은 생각에서였다.
회사 생활을 하면서 나는 독립출판과 멀어졌다. 그러나 그 시간 동안 비었던 내 마음이 건강해지고 있었다. 이제 새로운 주제와 시각으로 새 책을 낼 수 있을 거 같기에 다시 글을 쓰고 출판을 하고 유통을 하기로 마음먹은 거다. 새로 시작할 때는 그저 나의 길을 묵묵히 가기로 다짐하면서 말이다.
첫 책을 준비하면서 느꼈던 희망에 이제는 모든 과정을 아는 노련함으로 다시 독립출판을 시작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