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연한 것들

by 강경아

회사에 있을 때 미처 마스크를 쓰지 않고 동료에게 다가갔다가 무안을 당한 적이 있다. 그 시기는 실내에서 마스크를 쓰네 마네 의견이 분분했던 시기로 쓰는 사람도 있고 안 쓰는 사람들이 섞여있었다. 그런데 지금은 실내에서 마스크를 안 쓰는 사람은 공공의 적이 되고 만다.


코로나는 우리의 생각보다 당연한 것들을 우리에게서 떨어뜨려 놓았다. 퇴사 후에 나의 즐거움은 가끔 가는 카페에 가서 맛있는 커피를 마시며 원고 생각이나 앞으로의 계획 등을 짜는 거였는데 이마저 못하게 되었다.

이뿐인가? 거제에 강의할 겸 부모님을 모시고 가려고 했다. 고속버스, 숙박업소 예매까지 다했는데 사회적 거리두기가 전국 2.5로 올라간 거였다. 왔다 갔다 했던 거제가 마음에 들어 부모님과의 여행을 준비했는데 아쉽게 됐다. 그리고 영화관을 작년에 세 번 남짓 간 거 같다. 극장에 예매를 하는 순간부터 집을 나설 때 기대감을 마침내 영화 상영을 기다리면서 검은 화면을 마주할 때의 모든 설렘이 강제적으로 통제가 되고 만 것이다. (2020년 기준)


사람이 많이 모이면 안 되므로 전시, 공연 등은 다 안 되는 거였다. 얼마 전 동네의 작은 도서관이 열었나 하고 혹시나 하는 마음에 갔는데 열지 않았다. 내 유일한 취미가 국립미술관이나 작은 전시 등을 보러 다니는 거였다. 그런 곳이 밀집해 있는 광화문을 안 간 지도 꽤 되었다. 광화문 돌담길을 걸으며 정동 성당이나 삼청동 쪽으로 산책을 가는 것을 즐겨했는데 말이다.


실내생활을 억지로 하기 시작한 이후에 좋은 점이 있긴 하다. 외식을 줄이고 집에서 많이 요리하게 되고 가족들과 함께하는 시간이 많아진 것이다. 집에서는 마스크를 끼고 있지 않아 그나마 마음이 편해진다.

이제는 달라진 일상을 당연하게 생각하게 되었다. 처음의 갑갑함이 익숙해져 가는 요즘 그래도 코로나가 지나가면 하고 하고 싶은 일들의 리스트를 마음속에 잠시 저장해 본다.



마스크 없이 마음껏 얼굴에 상쾌한 공기를 받게 하고 산책 다니는 일, 노천카페에서 친한 지인이랑 아인슈페너 마시기, 청계천 길을 따라 걸어 다니기, 마음에 드는 전시 공연을 마음껏 보러 다니기. 적어 놓고 나니 야외에서 마스크 없이 하는 일들이다.



당연한 것들을 당연하게 할 수 없을 때 느끼는 그 통제감을 나만 느끼는 것은 아닐 것이다. 휴우 언젠가 지나가리라.

(제목은 이적의 노래 ‘당연한 것들’에서 착안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