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의 성공 안에서만 신의 자비를 느끼는 겁쟁이가 되기보다는 실패 안에서 신의 손길을 느끼게 하소서.
라빈드라나트 타고르
사람에게 있어 탄생이 자연스러운 첫 시작임과 동시에 '죽음'은 누구나 기다리는 자연스러운 끝맺음이다.
이 책을 쓴 저자는 완화치료 전문의로 흔히 안락사나 노인 치료를 연상할 수 있지만 완화치료는 위의 시와 맥락이 같다. 바로 환자 옆에서 공감과 연민을 함께 나누는 것이다. 옆에서 죽어가는 과정을 지켜보면서 삶이 편안하게 소멸되고 마감하게 끔 도움을 주는 전문과정이다.
책의 저자는 어린 시절 할머니의 고통을 옆에서 지켜보면서 자연스레 의대에 진학하고 타인에 대한 타고난 연민으로 완화치료 전문의가 되지만 그 공감력이 스스로를 해쳐 번아웃이 되기도 한다.
그러던 중 간디를 다룬 연극을 보며 지극히 평범한 진리를 깨닫게 된다. 바로 내 몸을 내 이웃과 같이 사랑하라!라는. 자신을 돌보지 못하면서 타인에게 헌신한다는 게 말이 안 된다는 걸 깨닫게 된다.
책의 전반부는 죽음과 완화치료 그리고 그 죽음의 당사자와 가족 주변의 이야기를 다루었다. 여기서 중요하게 본 부분은 이것은 남의 이야기가 아닌 우리의 이야기인 것이다.후반부는 죽음의 통해서 우리가 가져야 하는 삶의 태도에 대해 다룬다.
p92
인간은 죽음을 속일 수 있다고 생각하고 싶은 유혹을 느끼기도 하지만, 죽음을 속이기에는 너무 무지하다. 죽음의 날에만 죽는 것이 아니다. 자신이 살아 있음을 인식 하든 그렇지 않든, 살아가는 모든 날들에 죽는다. 하지만 그런 인식이 결여된 모든 날들에 더 빨리 죽는다. 우리는 죽음의 날에 앞서 버림받았을 때 죽는다. 죽음 후 잊혔을 때 죽는다
12월, 1년이 종료됨과 동시에 희망을 노래하는 날들. 사실 이 책에 깊이 집중할 수 없었다. 아직 내게 죽음은 멀리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 어느 때보다 건강함 속에 생기가 차오르고 좋은 사람들 속에 있는데 어둡고 무서운 죽음이라니!
그렇지만 죽음의 날에만 죽는 게 아니다
라는 책의 구절을 보니, 이번 년에 겪었던 작은 에피소드가 생각났다. 바로 한 달 동안 여름 독감에 걸려 몸을 제대로 쓸 수 없을 때 나는 '작은 죽음'을 경험했었다. 겨우 몸을 추스르고 조깅에 도전하고 그제야 식습관을 고치려 노력하고 있다.
우리는 건강할 때 죽음에 무지하다. 크게 아플 때나 죽음에 대해 생각할 기회를 얻는다. 더불어
사람의 삶에 허락되는 것들에 대해 생각을 하게 된다. 우리가 이 세상에 자연스럽게 왔듯이 떠날 때도 최대한 자연스럽게 떠나가야겠다.
사랑은 육신과 함께 죽지 않는다(책의 마지막 페이지 중에서) 라는 걸 늘 기억하면서 생의 기쁨과 아픔과 슬픔을 기꺼이 껴안고 삶을 살아가라는 메시지를 이 책은 주고 있다.
우리는 언젠가는 여행자처럼 죽음을 타고 세상과 이별한다. 이 책은 내 죽음의 이해를 돕고 동시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