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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unji Apr 09. 2022

밑미 회고 클럽 : 내가 좋아했던 것들의 기록

밑미 회고클럽 - 2022.1분기의 기록 (1)

밑미에서 회고클럽을 론칭했다. 매 달 다양한 질문을 통해 나를 돌아볼 수 있게 도와주는 회고클럽.

오랜만에 여유롭게 시간을 가지고 질문들을 둘러본다. 회고클럽은 총 7개의 질문들로 구성되어 있는데, 오늘 회고해 볼 항목은 "내가 좋아하는 것들" 질문들에 답하면서 나의 1분기를 돌아본다.


지난 3개월 동안 내가 좋아한 것들은 뭐가 있을까?



1. 여행

여행은 늘 좋아하지만 이번에 여행은 유난히 특별했다. 2년만에 요드를 만나러 태국에 다녀왔으니까. 핸드폰 화면이 아닌 실제 요드를 만나고, 요트도 타고, 매일 수영도 하고, 맛있는 것도 실컷 먹고, 돌아봐도 웃음나오는 행복한 시간들.


2. 글쓰기

일에서도 개인적으로도 글쓰는 시간을 점점 늘리고 있는데, 글쓰는 것이 점점 좋아진다. 더 잘쓰고 싶고 더 많이 쓰고 싶다. 3월 부터는 모닝 페이지를 쓰기 시작했는데 이것도 너무 좋아. 무언가를 온전히 나를 위해 쓴다는 건 참 좋은 일이다. 그치?


3. 에니어그램 배우기

3월에는 에니어그램을 배웠다. 나의 고질적인 패턴과 고착에 대해서 더 자세히 알 수 있게 도와준 고마운 도구. 앞으로 더 깊게 배우고 싶어.


이 외에 또 무엇을 좋아했을까?

점점 따듯해지는 날씨, 미모사 향기, 여전히 좋은 보이차, 인요가, 자가격리 했던 시간들, 나를 조금씩 알아간다는 개운한 느낌, 엄마가 담가 준 김치, 오버나잇 오트밀, 겨울에 마셔도 좋은 쇼비뇽블랑, 하이볼, 망고 스티키 라이스, 책 사는거 그리고 책 읽는 거



내가 좋아하는 것들은 어떤 공통점이나 어떤 특징이 있나요?
내 관점에서 적어보세요.

1분기에 좋아서 햇던 것들 중 유난히 기억나는 건 글쓰기. 

나에게 글쓰기는  달리기 같다. 좋아하지만 시작하기까지 버퍼링하는 시간이 너무 오래걸리니까.  때문에 일주일에  번씩은 글을 쓰고 있다. 벌써 반년 정도   같아. 처음에는  편의 글을 쓰는게 조금은 어려웠는데, 이제는 꽤나 수월하게 쓰고 있다. 무슨 주제로 글을 쓸까 생각을 하고, 정보를 수집하고, 정보를 논리적으로 취합해서 글을 써내려 가는 과정들은 반복해도 꽤나 재미있게 느껴진다.


일을 위한  뿐만 아니라 나를 위한 글도 쓰기 시작했다. 매일 아침 모닝 페이지를 쓰기 시작 했거든. 줄리아 카메론은 모닝페이지는 일어나자 마자 휘리릭 써야 한다고 이야기 했지만 나는 아침에 일어나면 너무 배가 고프다. 그래서 밤에 만들어놓은 오버나잇 오트밀과  내린 보이차를 호호 불어 마시면서 모닝페이지를 쓴다. 나만의 모닝페이지 규칙이랄까? 그녀의 규칙이 나의 규칙이 되란 법은 없으니까. 나는 나를 위한 규칙을 만들거야. 남들이 만들어  규칙은 참조만 할거야. 남들의 인생과 나의 인생은 다르니까. 모닝페이지에는  얘기를 쓰기도 하고, 그냥 아침에 떠오르는 생각들을 쓰기도 한다. 느껴지는 감정들을  휘갈겨 쓰기도 한다.  권의 모닝페이지를 끝내면 앞에서부터 다시 읽어봐야지.


뭔가를  잘하고 싶다는 생각을  적이 별로 없다. 왜냐면  어느정도 잘하게 되면 금새 질려버려서 새로운 것들을 찾아 떠나기를 반복했으니까. 근데 글쓰기는   잘하고 싶다. 나중에 글쓰기 수업같은  들어보고 싶다는 생각도 요즘은 가끔 하게 된다. 요즘에는 단편소설 같은 것들을 써보고 싶다는 생각도 한다.


일을 위한 글도, 나를 위한 글도  자신을 속이지 않고   있다면 그게 어떤 것이든 크게 개의치는 않는다. 스스로를 속여야 하는 글은 절대 쓰고 싶지 않다. 다른 사람은  속여도 나는 속일  없다는  알아버렸다는  꽤나 괴로운 일이기도 하지만,   영혼을 살게 하는 일이기도 하다. , 그래서 손해도 많이 보긴 했지만 이번 생은 이렇게 태어난  어떻게 하겠어. 이런 나를 데리고  살아봐야지.


더 관심을 가지고 싶은 분야나 아이템이 있나요?

에니어그램을 더 배우고 싶어.

사실 처음에는 MBTI 같은 성격 유형 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게 알면 알수록 너무 재미있는 지. 누군가 그랬다. 에니어그램은 성격 유형 이라기 보다는 세계관에 가깝다고. 맞아. 에니어그램은 우리가 삶을 바라보는 관점과 인생을 살며 끊임없이 끄달리게 되는 고착에 대한 이해로부터 시작한다.


에니어그램을 알게 되면서  인생에 주기적으로 찾아오는 지긋지긋한  허무함과 공허함에 대해서 이해하게 되었다. 그리고  안의 두가지 상반되는 욕구, 그냥  맘대로  자유롭게 살고 싶은 욕구와 사회적으로 좋은 영향력을 끼치면서 사회의 구성원으로 제대로  몫을 해내며 살아가야 한다는 의무감이 어디로부터 시작하는지도 알게 되었다. 내가  자유에 그렇게 집착하는지도.  무엇이든 빨리 질려버리는지도 그냥  설명이 되더라고.


무의식은 캄캄한 블랙박스 같다. 사실 우리의 심리적 문제들의 대부분은  무의식안의 어떤 고착과 패턴에 의해 만들어지는데,  안에 뭐가 들어있는지 모른다는  한편으로는 너무 가혹하다. 그래서 우리는 명상도 하고, 글도 쓰고, 상담도 받고 하는 거겠지. 이걸 조금이라도 의식화 시키려고. 이걸 해야한다는 필요성도 못느끼는 사람들은 그냥 무의식에 조종당하며 살고 있는 거고.


에니어그램은  무의식의 프로그래밍이 어떤 방식으로 되어있는지   알게 해준다. 알기만해도 꽤나 시원해지는 것들이 있다. 그래서 에니어그램을 배우면서 괘나 개운해졌다. 사실 지금도 무의식에서 똑같은 패턴과 충동이 올라오는데, 이제는 이게  올라오는지 아니까 그래도 조금은  편안하게 바라봐   있게되었달까.


석사 논문 주제 뭘로할까 고민했는데 에니어그램과 명상을 좀 더 엮어서 연구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올해는 석사도 일년 휴학 중이니 이리저리 다양한 것들을 공부하면서 앞으로 좀 더 진득하게 공부하고 싶은 것들을 찾아봐야지.


회고 진짜 못하는데 이렇게 글쓰면서 지난 3개월을 돌아보니 좋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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