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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unji May 16. 2022

내가 지금 좋아하는 것들

밑미 회고 클럽 4월 회고!

기록하지 않으면 기억되지 않으니까, 오늘도 회고를 해본다. 

오늘 회고의 주제는, 내가 좋아했던 것들. 밑미 회고클럽은 월별로 회고를 하는 것이 원칙이긴 하지만, 나는 글을 쓰는 시점을 기준으로 떠오르는 것들을 회고해보려고 한다. 좋아하는 관심사란 월별로 딱딱 끊어지는게 아니니까, 이렇게 기록하는게 나에게는 더 잘 맞을 것 같다. 



첫번째 질문, 지난 한 달, 내가 좋아했다고 느낀 것을 모두 나열해 보세요. 좋다고 느낀 이유가 무엇이었나요? 좋아하는 것들 사이의 공통점을 찾아봅니다.


에니어그램 공부, 에니어그램 공부는 여전히 재미있다. 지지난달처럼 완전 빠져 있는 건 아니지만 여전히 친구들을 만나 에니어그램 이야기를 하고 겉으로 드러나지 않아 잘 알지 못했던 서로의 어떤 면들을 탐색하는 과정이 재미있다. 


테슬라와 비트코인, 최근 테슬라와 비트코인에 대해 공부를 하면서 내가 살아갈 미래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다. 테슬라도 일론머스크도 대단하다고 생각하기는 했지만 '와 진짜 짱이다'라고 생각하지는 못했는데, 그 이유가 나의 무지 때문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테슬라 주가가 떨어지길래 테슬라를 사볼까? 라고 생각하며 테슬라 관련 기사를 읽고 유투브 분석 영상을 보고 테슬라가 꿈꾸는 미래에 대해서 찾아보게 되었는데, 와 진짜... 상상만 하던 미래를 테슬라는 진짜 만들어 나가고 있었구나. 테슬라는 단순히 전기차를 기존 내연기관 만드는 회사들보다 잘 만드는 회사가 아니었다. 테슬라 덕분에 몇 십년 후 사람들은 "옛날에는 사람들이 자동차를 운전하려고 기술을 배웠데. 그리고 그 때는 술 먹고 운전하다가 잡혀가고, 사람들이 졸음운전해서 사고도 많이 났데. 그 때 사람들 참 살기 힘들었겠다." 라고 이야기 할 것 같다. 그 뿐 아니라 환경과, 우주와, 인간의 뇌, 로봇, 그리고 전세계를 연결하는 통신과, 탈중앙화된 소셜까지. 진짜 일론 머스크는...어쩌면 외계인 일지도 모른다. 지구인들의 삶을 다른 방식으로 업데이트 할 시기가 왔군. 이라고 생각하며 우주에서 파견된 요원. ㅋㅋ 


테슬라를 통해 미래의 모습을 생각해보며 비트코인에도 관심이 가기 시작했다. 정부가 발행하지 않은 최초의 화폐이자 그 누구도 컨트롤 할 수 없는 디지털 회폐. 무엇이든 반골기질이 있는 나는 정부라는 거대 권력에 의해 컨트롤 되는 이 세계 시스템이 싫다. 물론 아주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나의 또 다른 부분은 이 시스템이 역사상 인류를 가장 풍족하고 평화롭게 만들어주고 있다는 것도 알고 있다. 인간은 선한면과 악한면을 모두 가지고 있기에, 그가 처한 상황에 따라 아주 다른 결과값을 내는데, 아주 소수의 인간만이 처한 상황에 관계 없이 선한 결과값을 낸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비트코인을 통해 탈 중앙화된 경제 시스템이 만들어져서도 안되고, 만들어지지도 않을 것이라 믿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비트코인이 좋은 이유는, 그 안에 담긴 철학이 마치 마르크스의 자본론처럼 이상적이기 때문이다. 마르크스의 자본론은 이상적이고 아름답지만 인간의 기본적인 욕구를 이해하지 못했기에 아주 처참하게 실패하였다. 그렇다면 비트코인은? 뭐 내가 답을 알리가 있나. 비트코인이 기존화폐를 대체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솔직히, 그래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현실적인 나는 비트코인이 가지고 있는 이상적인 가치가 현실 세계에서 펼쳐질 것이라 믿지는 않지만, 비트코인이 가지고 있는 탈중앙화의 철학이 참 좋고 마음에 든다. 


그래서 비트코인과 테슬라를 샀다. 떨어지든 올라가든 쭉 보유할 예정. 



내 주변에 무언가를 깊이 좋아하는 사람이 있나요? 그 사람을 보면 어떤 생각이 드나요? 


지금 딱 떠오르는 사람은 Y 와 J. 둘 다 자기가 좋아하는 것을을 아주 오랫동안 꾸준히 좋아하는 사람들이다. 뭐든 금새 불이 붙었다가 사라지는 나는 무언가를 아주 길게 꾸준히 좋아하는 사람들을 참 부러워한다. 아니지, 생각해보면 나도 꾸준히 좋아하는게 있긴 하다. 하지만 마음이 행동으로 실천되는 것은 늘 들쑥날쑥이다. 그래서 마음의 커다란 진폭 없이 꾸준히 무언가를 향해 행동 하는 사람들을 동경하게 된다. 한 때는 그들처럼 꾸준히 행동하기 위해 노력하기도 했는데, 이제는 나의 이런 변덕스러움도 잘 받아주고 인정해주려고 한다. 


특히 좋아하는 것에 있어서는 더더욱. 무언가를 좋아하는 것까지 남과 비교하며, 스스로 비교하며 깎아내릴 필요는 없으니까. 




좋아하지만 시도해 보지 못한 것이 있나요? 시작하기 위해서 무엇이 필요한지 적어보세요.

진짜 자유롭게 히피처럼 한량처럼 살아보는 것. 진짜 내가 살아보고 싶고 동경하는 삶의 양식인데, 태어나서 단 한 번도 저렇게 살지 못했다. 늘 무언가 치열하게 하고 있었고, 늘 바빳고, 늘 무언가에 치여 살았다. 히피처럼 사는 것이 진짜 내가 원하는 것이 아니라 현재를 회피하기 위한 마음의 트릭이라고 스스로 합리화 한 적도 많다.  


처음으로 백수가 되어서 너무 행복해하던 20대 중반, 이렇게 사는 것이 너무 행복하다는 나에게 아는 선배는 '너 지금 제일 열심히 일하고 재능을 키워야 할 때인데, 너 지금 이 시간을 이렇게 쓰면 나중에 진짜 후회해.' 라고 충고해줬다. 그 당시에는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렸다고 생각했는데, 지금도 그 순간이 생생하게 기억나는 걸 보면 그 말이 꽤나 기억에 남았나보다. 


그 선배의 말처럼 나는 20대와 30대 열심히 일해서 재능을 키웠다. 그런데 이제 사람들은 나에게 이렇게 이야기 한다. '너 지금 그렇게 쌓은 경력을 더 잘 유지해야해. 계속 점프하고 너를 더 드러내는 게 중요해.' 


아.. 근데 저기요. 저는 그런게 관심이 없거든요... 그냥 자유주의자로 내 맘대로 하고 싶은거 하면서 살고 싶거든요. 


일을 하고, 커리어 스텝을 밟아 올라가고, 더 성공하고, 더 바빠지고, 더 유명해지는게 좋다고 여겨지는 사회에서 '저기요. 저는 사실 자유주의자 히피가 되고 싶어요.' 라고 이야기 하면 '무슨 소리야? 너 아직 정신 못차렸구나' 라는 반응이 5, '아까워 아까워. 지금까지 쌓은 커리어가 아깝잖아. 조금만 더 열심히 해봐. 지금 일 안하면 후회해'라는 반응이 5. 그래서 나도 이런 내가 좀 이상한가? 라고 생각하며 조금 더 열심히 노오력을 해보자! 라고 생각하며 살아왔지만, 아 진짜 이제는 너무 명확해졌다. 10년 전에도 지금도 진짜 나의 마음이 원했던 것은 같았지만, 사회의 가스라이팅 때문에 그 진짜 마음이 가려져 있었다는 사실을.. 


그래서, 자유주의자 히피가 되려면 무엇을 해야 할까? 

그건, 좀 더 생각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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