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아홉 살 '아이'

[시크릿 취업 레시피]⑫

by 행복한 레몬

서른아홉 살의 여성이다. 기혼자다. 사업을 하고 있다.

사업이 어려워졌고 취업하려고 이력서. 자기소개서를 준비해 왔다.

자소서는 솔직하고 상세했다. 그런데 좀 특이한 게 있었다.

자소서 속 반복되는 단어 '아이'

○상담사 : 선생님 세세하게 잘 써오셨어요. 그런데 본인 이야기 이신 거죠?

●내담자 : 그렇죠. 다 제 얘기죠. 결혼 전 이력과 결혼 후에 사업한 내용들이죠.

○상담사 : 그렇군요. 그런데 자소서에 여기, 여기, 여기... '아이'라는 단어가 있어서요.

●내담자 : (당황! 당황!) 네?

○상담사 : (읽음).... 그래서 저는 책임감이 강한 '아이'입니다....... 저는 새로운 일에도 회피하지 않고 실행하는 '아이'입니다. 저라는 '아이'에게 일할 기회를 주신다면...

●내담자 : 어머머머! 그거 제가 쓴 제 얘기 맞는데 제가 왜 '아이'라고 썼을까요?

○상담사 : (웃음) 그러게요. 그래도 지원서 내기 전에 발견했으니 다행이고 또 고치면 되는 거죠.

●내담자 : 어머머머! 저 미쳤었나 봐요. 제가 그렇게 생각 없는 '아이'는 아니거든요!

서로 마주 보고 웃는다.


위의 이야기와는

반대로 굉장히 젊은 청년이었는데 자소서만 보고는 50대 중년 임원급으로 해석한 경우도 있었다.


나의 내면도 생물학적 나이와 같을까?

내면은 더 성숙할 수도 아니면 젊을 수도 있다.

더 나아가 노인 같을 수도 있고 아이 같을 수도 있다.

위 내담자는 22살에 결혼을 했다고 했다. 일반적인 결혼정년기보다는 빠른 편이다.

저 내면 깊이 본인이 느끼는 '나'를 '아이'라고 생각했을 수도 있다.

아니면 이도저도 아닌 그냥 입버릇일 수도 있다.

글은 사람의 지문과 같아서

의도를 숨겼다고 해도 단어, 쉼표에서도 나의 본모습이 드러나곤 한다.

그러다 보니 저 밑에 있던 '아이'가 튀어나오게 된 것이다.


훌륭한 경력만큼 중요한 것은, 제삼자의 눈(혹은 AI)을 통해 내 글에 담긴 '나의 습관'과 '무의식'을 객관적으로 점검하는 일입니다.


합격을 부르는 자소서는 화려한 문장이 아니라,

나를 객관적으로 바라볼 줄 아는 성숙한 시선에서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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