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중진담

술 취한 김에

by 레몬쟁이

내 주량은 맥주 두 캔 정도다.

오늘은 동군도 늦고 혼자 소맥을 마시고 싶어서 스팸과 고추 장아찌를 꺼내서 마시기 시작했다.

솔직히 소주는 처음에 개미 눈곱만큼만 넣고 그 뒤엔 그냥 맥주만 마셨다.


한 달 정도 잠 한숨 못 자고 매일 울었다.

그냥 울었다. 인정한다는 게 이렇게 힘든 일인지 몰랐다. 그러는 중 이사 준비로 매일 죽 노동에 눕기만 하면 잠이 들었다. 내 마음을 갈아먹던 생각도 더 이상 할 수 없었다. 그냥 잤다.

내 마음을 수없이 찌르는 말을 하던 사람을 생각할 겨를도 없었다.

바쁘고 힘이 드니 그냥 잠이 왔다.


그러다 내 가족 식구들이 이사한 집에 와 줬다. 그냥 내 힘든 이야기를 하지 않았는데도 마음이 편안해졌다. 증오하고 미워하던 마음이 이제 진정이 됐다. 무조건적인 내편이 와줘서 그런 걸까? 마음이 편해졌다. 더 이상 가치 없는 일에 감정을 소비하지 않아도 될 만큼 진정되었다. 나를 위해 정말 다행이다.


잠시 미뤘다. 아이가 생기지 않는다는 걸 인정하는 일은 잠시 미뤘다.

천천히 받아들여보자.

다른 즐거움을 찾아보자. 새로운 일을 찾아보자.


나는 그저 걸음이 늦을 뿐.

언젠간 도착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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