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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낙타 Oct 03. 2020

"개나 소나" 다하는 유튜브를 시작해보았다.

너무 오래간만에 글을 쓰니 어색하다. 가끔씩 브런치 알람으로 라이킷을 했다거나 구독을 해주시는 분들이 계셔서 다시 한번 불을 지펴본다. 사실 이렇게 글이 뜸했던 이유는 제목과 같이 "개나 소나" 다 한다는 유튜브에 빠져 있어서였다.


인터넷에 떠돌아다니는 글 중 직장인이라면 가장 많이 하는 거짓말 2가지가 있었다. 


첫 번째 허언은 "나 퇴사할 거야!" 

막상 퇴사한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사는 직원은 끝까지 살아남았고, 정작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묵묵히 일하는 사람들이 조용히 퇴사하는 모습을 아주 많이 봐왔다. 이 시기에 당장 퇴사하면 앞길이 막막해지기 때문에 퇴사는 마음속으로만 외치며 조금만 더 참자고 다짐했다.   


그녀의 표정을 보라. 모든 속박의 굴레에서 벗어나는 그녀가 부러울 따름이다



두 번째 허언이 바로 "나 유튜브 할 거야!"

이 글을 쓰기에 앞서 절대로 나의 유튜브 채널을 홍보하는 게 아님을 밝힌다. 너무 부끄러워서 정말 친한 지인 몇 명을 제외하고는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았다. 

처음 시작하게 된 계기는 단순했다. 이 글을 쓰는 브런치처럼 나의 과거와 특정 이야기를 풀어보고 싶었다. 원래 가지고 있던 카메라에 상반신 몸뚱이만 나오고 얼굴은 나오지 않게 구도를 잡고 촬영을 해보았다. 아무리 촬영해도 어색했고 집에는 나 혼자밖에 없었지만 자괴감이 들었다. 편집도 할 줄 몰라 겨우겨우 말과 말 사이에 공백만 붙여놓고 어설프기 짝이 없는 동영상을 업로드했다. 그렇게 5개 정도 올려놓고 6개월 이상을 내버려 두었는데 어이없는 일이 발생했다.

동영상 중 하나의 조회수가 2만을 돌파하고 수많은 댓글들이 달려있던 것이었다. 썸네일이라고 불리는 대표화면도 그림판으로 어설프게 갖다 붙이고 화질, 구도, 재미는 하나도 고려하지 않았던 그저 그런 동영상도 사람들이 봐준다는 것에 놀랐다. 솔직히 말해서 유튜버의 궁극적인 목표는 수익창출 아니던가. 하지만 무작정 뛰어든다고 잘 될 보장이 있는 것도 아니기에 다시 6개월 간 고민만 하다가 최근에 다시 시작했다. 이렇게 내린 나만의 결론이니 혹시나 유튜브에 관심이 있으신 분들은 참고하면 좋을 것 같다. 


1. 목표를 소박하게 잡는다

예를 들어 나 같은 경우는 2020년이 지나가기 전까지 구독자 100명이 되는 채널을 가져보는 것과 일주일에 강제로 영상 하나를 업로드하는 것으로 목표를 삼았다. 현실적으로 가능하게 작은 목표를 설정하면 지치지 않고 꾸준히 할 수 있게 된다. 내가 올린 동영상의 조회수가 10이거나 댓글이 1개만 달려도 성공이다. 누군가가 나의 동영상을 봐준다는 것만으로도 신기하고 재미있다. 물론 악플이 달리는 경우도 있겠지만 숨김 처리가 가능하고 초반에는 댓글 자체가 달리지 않기 때문에 너무 많은 걱정을 할 필요가 없다.   


2. 시작이 반이다, 일단 올려라 

장비는 대한민국의 모든 사람이 가지고 있다. 그것은 바로 휴대폰이다. 최근에 3년이 지난 휴대폰을 최신 휴대폰으로 바꿨는데 DSLR보다 화질이 더 좋고 편해서 주로 휴대폰으로 촬영한다. 편집 프로그램도 컴퓨터로 거창하게 할 필요 없이 휴대폰의 어플로 충분히 할 수 있다. 시작하기 전 가장 많이 하는 고민 중 하나가 얼굴을 보여주었을 때 누군가가 날 알아본다면 어쩌지 싶은 걱정인데 어차피 업로드하면 조회수는 1일 것이다(그것도 본인이 재생). 그 이후 며칠이 지나도 조회수가 5를 채우지 못할 것이니 김칫국을 마실 필요는 없다.  

그리고 무엇을 올려야 하는지 고민이 많을 건데 소재는 정말 무궁무진하다. 일을 하고 있다면 그 직업에 관련된 이야기라던지 평범한 일상을 찍으며 연습해도 상관없다. 친구를 만나거나 음식을 먹고, 게임을 하는 등 모든 일상이 콘텐츠가 된다. 여기에서 조금 더 심화되면 기타 특이한 주제를 찾아낼 수도 있다. 아무리 비슷한 소재의 콘텐츠라 하더라도 사람은 각기 다른 개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레드오션이라 불리는 유튜브 안에서도 끊임없이 발전하고 있는 것이다. 


영상에 나온 나를 볼 때


3. 거울에 비치는 내 모습보다 더 진실된 나를 볼 수 있다.

영상을 촬영하고 그 영상 속 나의 모습을 보면 습관적인 말투나 표정. 행동이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평생을 살아오면서도 몰랐던 나의 모습을 보고 엄청난 충격을 받았다. 나도 모르게 말 사이사이에 좋지 않은 비속어를 섞는다던지 각종 추임새를 넣는 경우도 있었다. 행동도 가만히 있지 못하고 안절부절 한다거나 자세가 불안정해 보였다. 이런 사소한 습관을 인지하고 조금씩 고쳐나갈 수 있었다. 이것은 정말 친한 친구나 심지어 부모님도 알려주지 않는 비밀이기 때문에 스스로 알아내고 고쳐나갈 수 있어서 가장 만족했던 부분 중 하나이다.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상대방은 나의 이런 모습들을 봐왔을 것이라는 생각에 머리를 망치로 한 방 맞은 기분이었다. 항상 내 기준에서 남을 평가만 했지, 상대방의 기준에서 나를 평가한 적이 단 한 번도 없었기 때문에 이점이 유튜브를 시작하면서 가장 큰 도움이 되었다. 


평상시에는 조용한 성격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카페에서 브런치 글을 쓰는 것이 아직은 훨씬 편하다. 그러나 혼자 주절주절 나불대는 것도 차츰 덜 어색해지게 되고 편집기술도 하나씩 배우는 중이라 재미를 느낀다.


그래서 결론을 내리자면 "글"을 남기는 것과 "영상"을 남기는 것에 각각 장단점이 있지만 무언가를 도전해보는 것을 비난하는 사람은 단 한 명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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