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어가는 가을 밤에 마시는 맥주에 대하여
가을이 성큼 다가온 9월.
밤이 되면 가을이 물씬 느껴진다.
어딘가 모르게 청초한 달빛 한줄기가 내리쬐는 가을밤에는
맥주가 그리워진다.
왁자지껄 경쟁하듯이 술을 마시는 일은
개인적인 취향에 별로 맞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은지 오래.
맥주 한 캔, 달빛 한 모금
달빛과 함께 몽롱하게 젖어드는
술 마시는 일을 좋아한다.
편의점 맥주를 골고루 탐닉하는 일은,
마치 콜럼버스가 신대륙을 발견하는 것마냥.
새롭고 신선하면서도 매번 심장이 두근두근 뛰는 일이다.
물론 실패할 때도 있지만,
대부분의 맥주들은 저마다의 기량을 뽐내며,
"나, 발효 이 정도면 잘되지 않았어요?"
소리 없는 아우성을 내지른다.
정말이지 요즘에는 동네 슈퍼에까지
다양한 수입 맥주들이 많이 들어와서 정말 좋다.
Step1 맥주 고르기.
맥주 캔 vs 맥주 병 중에 어느 것을 고를지 선택한다.
같은 맥주라도 병맛으로 마실 때와 캔맛으로 마실 때의 그립감이나 입술에서 목으로 맥주 파도를 맞이하는 느낌부터가 매우 달라지기 때문이다.
Step 2 맥주 라벨 관찰하기.
맥주의 라벨을 유심히 본다.
라벨 디자인부터, 타이포그래피, 그리고 성분과 출생 국가까지.....
각기 다른 맥주는 그 나라의 문화와 취향이 반영되어 있어서,
각 라벨의 색감이나 그 나라의 국기, 글씨체 등을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 아직 이럴 때까지는 맨정신. )
자, 이제 본론으로,
Step3
맥주 한 모금 마시기.
한 모금 두 모금 세 모금 마시기
홀짝홀짝 홀홀짝
짝홀짝홀 짝홀짝
맥주 한 모금에 오늘 일어났던 일들을 다시금 곱씹어보기도 하고,
내일 일어날 일들을 그려보면서 흥얼흥얼 노래도 불러보기도 하고,
예전의 추억을 떠올려보기도 한다.
다시 홀짝홀짝 홀홓짝
맥주 한 모금 달빛 한 조각을 안주삼아 마시는 가을밤의 길거리 맥주 마시기는
주변이들이 보기에는 안 좋을 수도 있지만,
막상 마시는 이에게는 낭만적이고 황홀한 순간이다.
신가한 일은 같은 추억이라도
마시는 맥주에 따라 다르게 그려지기도 한다는 것이다.
코로나를 마실 때는 가볍게 느껴지던 것도
기네스를 마시면 찐하디 찐하면서 씁쓸하게 느껴지는 기이한 현상이 일어난다.
아무렴 어떠냐,
오늘 같은 아름다운 가을 밤에,
살아있다는 느낌이 충만한 걸로 족한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