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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나의 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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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레몬숲 Dec 09. 2023

이 별

2023년 12월에 쓰는 2023년 1월의 버킷리스트 

몇 개월 이던가. 그 흉흉하고 외로웠던 시간들이 

모든 순간 고통이라 말할 순 없지만

찢고 싶은 페이지였다. 


마음 속에서 울렁이며 흐르는 것들이

씻겨져 내려갔으면 하는 마음에

시간이 흐르면 이것들도

덤덤해지는 날이 올 것이란 희망에

멈춰져 있는 것만 같은 것이

자유로워지는 때를 소망하며

쿵쿵 거리는 소리에

눈 앞이 조금씩 흐릿해지긴 하나

숨이 멎을 것 같아 생각나는

익숙한 알약들도 지나져가는

그랬었지가 되어지는 길들을 기다린다.


펑하고 터질 것 같지만서도

그 안에서 여전히 조심스러운

익숙한 기억들이 곪아있지만

이것 그대로를 느낄 수 있음에 감사하다. 


그 이후에 어떻게 될 것인가가 아닌

지금 나는 여기에서 무엇을 느끼고 있는지에

기대할 수 있는 시간이 

없을 수 있던 시간이 

있어서 또 살아가는 법을 배워간다.

거스르는 것 같으나 

여기에서 그대로 살아갈 수 있음이

또 얼마나 감사하고 아픈지

생각해보면 나 자신 만을 이리 오롯이

아꼈던 적이 얼마나 있음인가

누군가가 아름답다고 말하는 저 속의 세상에는

삶보다 죽음이 가까울지 모를 일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님에

숨 죽여 우는 숨결 하나하나를 

소중히 여길 수 있어 그런 존재가 있어

예상하지 못했고

있을 수 없는 일이라 생각했던 고통을 겪지만

나의 존재가 아무것도 아니어도

환영 받고 있음에 위로가 된다.


버려진 것이라 생각한 소중한 곁들이, 결들이

그 시공간에 주인이 사실은 

나 자신이었다는 것을 깨닫는다.


시대적 사명이란 것이

인격을 통하여 여물어져야 하는 거라면

견뎌내고 싶지는 않지만 견뎌낼 수 있는

호흡이 느껴지는 초마다

명치 끝 속에서 올라오는 울렁이는 것들에

하나하나 이름을 붙일 수는 없지만

후에 이 새장에서 자유로워질 때가 되면

새장이 아니였다는 것을 알 수 있는 걸까.


터질 것 같은 깊은 웅덩이가

내 몸을 뜨겁게 하고 서럽게 하지만

작고 작은 별 것 같지 않은 나라는 존재가

반짝이는 별과 같이 느껴져

이런 것이야말로 내가 정말로 나로서 살 수 있는

땅에 발을 딛고 바닥 아래가 있다는 것을 알아

어쩌면 또 다행이다. 


이 별이 끝이 아닌 새로운 시작이라

그 속에 알 수 없는 것들에 대해

어둡기만 할 줄 알았던 그것이

사실은 빛을 내는 하늘 밤이란 시간이니

표현할 수 없고 이름을 지을 수 없는 

나의 뜨거움과 서러움에게 

원망스럽고 두렵기만 했던 막연한 나의 미래에 대해

말할 수 있는 아름다움이 내 속에 넘쳐난다는 것을

듣는다. 


그러니 부디 살아 있기를.


화이팅.


브런치 작가되면 가장 먼저 올리고 싶었던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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