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12월에 쓰는 2023년 1월의 버킷리스트
몇 개월 이던가. 그 흉흉하고 외로웠던 시간들이
모든 순간 고통이라 말할 순 없지만
찢고 싶은 페이지였다.
마음 속에서 울렁이며 흐르는 것들이
씻겨져 내려갔으면 하는 마음에
시간이 흐르면 이것들도
덤덤해지는 날이 올 것이란 희망에
멈춰져 있는 것만 같은 것이
자유로워지는 때를 소망하며
쿵쿵 거리는 소리에
눈 앞이 조금씩 흐릿해지긴 하나
숨이 멎을 것 같아 생각나는
익숙한 알약들도 지나져가는
그랬었지가 되어지는 길들을 기다린다.
펑하고 터질 것 같지만서도
그 안에서 여전히 조심스러운
익숙한 기억들이 곪아있지만
이것 그대로를 느낄 수 있음에 감사하다.
그 이후에 어떻게 될 것인가가 아닌
지금 나는 여기에서 무엇을 느끼고 있는지에
기대할 수 있는 시간이
없을 수 있던 시간이
있어서 또 살아가는 법을 배워간다.
거스르는 것 같으나
여기에서 그대로 살아갈 수 있음이
또 얼마나 감사하고 아픈지
생각해보면 나 자신 만을 이리 오롯이
아꼈던 적이 얼마나 있음인가
누군가가 아름답다고 말하는 저 속의 세상에는
삶보다 죽음이 가까울지 모를 일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님에
숨 죽여 우는 숨결 하나하나를
소중히 여길 수 있어 그런 존재가 있어
예상하지 못했고
있을 수 없는 일이라 생각했던 고통을 겪지만
나의 존재가 아무것도 아니어도
환영 받고 있음에 위로가 된다.
버려진 것이라 생각한 소중한 곁들이, 결들이
그 시공간에 주인이 사실은
나 자신이었다는 것을 깨닫는다.
시대적 사명이란 것이
인격을 통하여 여물어져야 하는 거라면
견뎌내고 싶지는 않지만 견뎌낼 수 있는
호흡이 느껴지는 초마다
명치 끝 속에서 올라오는 울렁이는 것들에
하나하나 이름을 붙일 수는 없지만
후에 이 새장에서 자유로워질 때가 되면
새장이 아니였다는 것을 알 수 있는 걸까.
터질 것 같은 깊은 웅덩이가
내 몸을 뜨겁게 하고 서럽게 하지만
작고 작은 별 것 같지 않은 나라는 존재가
반짝이는 별과 같이 느껴져
이런 것이야말로 내가 정말로 나로서 살 수 있는
땅에 발을 딛고 바닥 아래가 있다는 것을 알아
어쩌면 또 다행이다.
이 별이 끝이 아닌 새로운 시작이라
그 속에 알 수 없는 것들에 대해
어둡기만 할 줄 알았던 그것이
사실은 빛을 내는 하늘 밤이란 시간이니
표현할 수 없고 이름을 지을 수 없는
나의 뜨거움과 서러움에게
원망스럽고 두렵기만 했던 막연한 나의 미래에 대해
말할 수 있는 아름다움이 내 속에 넘쳐난다는 것을
듣는다.
그러니 부디 살아 있기를.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