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덕근 Sep 08. 2020

후임을 괴롭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

이런 경험 누구나 있을 것이다. 약속이 있는데 30분 정도 여유가 있는 상황. 이럴 때 대부분 SNS을 보거나 유튜브 등 간단하지만 시간을 보낼 것을 찾는다. 회사에서도 이런 경험이 있을 것이다. 상사와 2시에 회의하기로 했는데 1시간 미뤄지는 경험. 직급이 낮을수록 자신의 시간보다 상사의 시간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혹은 윗사람이니까 라는 단순한 이유로 시간이 미뤄지는 것을 당연스러운 것으로 생각한다.


회의를 준비하는 것은 생각보다 많은 시간을 소모하게 한다. 회의를 준비해야 하는 입장이라면 더욱 그렇다. 회의 진행 방향, 안건, 텍스트를 신경 쓰면서 준비한다. 그렇게 긴장의 순간을 높여가고 있는데 회의 10~30분 전에 갑자기 미뤄져 버리면 그간 갖고 있던 긴장감이 풀리면서 멍 때리게 된다.


상사가 후임의 일을 방해하는 방법은 매우 간단하다. 자주 회의하거나 회의한다고 말하고 미루면 된다. 회의 때마다 해야 할 일을 시키면서 발표까지 하라고 하면 더욱 효과적이다. 그러면 후임은 하루 종일 자기 일을 제대로 집중할 수가 없다. 언제 할지 모를 회의 때문에 자기에게 정작 중요한 일, 깊게 고민하고 몰입해야 할 일에 손도 대지 못하게 된다. 그렇게 시간을 잃어버리면 야근은 자연스레 따라온다. 할 일을 제때 맞출 수 없으니 야근을 해서라도 일을 끝내려 하기 대문이다.


이것은 심리적 압박과도 관련이 있다. 명백히 해야 할 일이 있을 때 사람은 그것에 신경이 곤두서게 된다. 하물며 자기보다 높은 사람이 있을 때, 심리적 위축을 들게 할 사람과 함께해야 할 때 보여줄 결과물을 신경 쓰느라 다른 일을 돌볼 여력이 생기지 않는다. 이런 시간에 그나마 손에잡히는 짧게 할 수 있는 일을 하게 되는데, 그런 일은 내가 진정해야 하는 중요한 일과는 대부분 거리가 멀다.


생산성을 이야기하는 회사라면 이 법칙을 더더욱 고려해야 한다. 특히 리더라면 더욱 그렇다. 관리직은 미팅하는 시간이 곧 일하는 시간이다. 그리고 우리나라 상황상 리더는 대부분 관리직에 앉게된다. 반대로 실무자는 미팅하는 시간보다 실무를 보는 시간이 더 많아야 한다. 그러나 리더의 일하는 시간을 맞춰주기 위해 회의 몇번 하게되면 실무자의 시간이 희생된다. 이런 이상한 구조가 시간을 뺏고 급기야 야근까지 하게 만든다.


때문에 내가 리더라면 다른 사람의 집중력을 방해하는 것은 아닌지 심각하게 고려해봐야 한다. 나의 편의나 사정에 의해 상대방의 시간을 빼앗은 건 아닌지 진지하게 고민할 필요가 있다. 그런 고민 없이 팀에 성과가 안 나온다고 닦달을 하거나 압박을 넣는다면 정말 효과적으로 사람을 괴롭히고 있는 것이다.




참고:

책, <어서 와, 리더는 처음이지?>

매거진의 이전글 리더는 직원의 가치를 제대로 알아야 할 의무가 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