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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덕근 Sep 07. 2020

리더는 직원의 가치를 제대로 알아야 할 의무가 있다

엉뚱한 일을 시키는 리더에게

일을 하면 항상 자원이 부족하다. 여기서 말하고 싶은 건 인적 자원이다. 예를 들어 어느 프로젝트를 하려고 하는데 디자이너가 없어 포토샵을 할 줄 아는 사람이 적당히 땜빵을 하게 되는 그런 현상을 말하려 한다.


물론 어느 조직이든 완벽한 인력을 구성하는 팀은 많지 않다. 구성원이 작을수록 더욱 그렇다. 그럴 때마다 인력이 많은 조직이 부럽기도 하지만 그런 곳은 소수이거나, 어느 정도 갖춰있다 하더라도 금세 새로운 전문분야의 사람이 필요해진다.


이런 상황에서 대부분의 리더는 비슷한 프로그램을 적당히 할 줄 아는 사람에게 일을 맡긴다. 외주를 주자니 불안하기도 하고 익숙치 않은 무언가가 불편하기도 하겠지만 무엇보다 비용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비용이 정말 비싼 건지 한번 따져볼 필요가 있다.


직업마다 전문가가 있는 이유는 그 분야에서 타인보다 탁월한 식견을 가지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사람을 말한다. 법률문제가 발생했을 때에도 우리 모두 한글을 읽을 수 있으니 법문을 보면 해결 가능하다는 말은 진정 틀린 말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변호사를 고용하는 이유는 만약의 사태와 완전한 문재해결을 기대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종종 사람이 부족하단 이유로 디자이너가 다루는 툴을 기획자가 다룰 수 있다는 이유하나로 적당히 맡기려 한다. 방금의 변호사 사례와 달리 리스크가 적기 때문일수도 있다. 하지만 만들고자 하는 서비스가 클라이언트에 제대로 제공되기 위해서는 적당히 하는 것보다 탁월하게 잘 만드는 것이 훨씬 중요하다. 그래야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생각보다 많은 곳에서 적당히 할 줄 아는 사람에게 떠넘기는 경우가 다반사다.


또한 이것은 결과물에 대한 문제만 가져오는 것은 아니다. 잠재적 비용, 즉 이 일을 하는 사람의 인건비를 생각하지 않는 오류를 범했다는 점이다. 이 사람은 기획자인데 포토샵을 할 줄 안다고 해서 디자인을 맡긴다면, 평소 다루지 않는 툴이기에 속도가 좋게 나올 리 없다. 또한 감각도 다르기 때문에 한 번에 원하는 결과가 나올 리도 없다. 당연히 전문가에게 맡기는 것보다 퀄리티가 좋을 확률도 낮다. 


적당히 잘 만들어봐 라고 말하는 사람은 정말 무책임한 사람이다. 그 적당히라는 것이 생각보다 꽤 높은 수준일 것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평소 이쪽에 학습하거나 경험하지 않는 사람이 눈에차는 '적당한'것을 만들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 당연히 매우 낮다. 게다가 만드는 스스로도 납득하지 못하기 때문에 전문가라면 1시간이면 끝날 일을 5~6시간, 최악에는 며칠 동안 붙잡는다. 의욕이 떨어지는 것도 당연하다.


그 사람의 인건비, 심리적 괴리 등 환산해보면 차라리 전문가에게 맡기는 게 훨씬 저렴한 비용이 아닐까?


당장 눈에 보이는 돈이 나가는 것은 커 보인다. 하지만 직원이 가져가는 월급은 그리 크게 보지 않는다. 때문에 이런 일을 아무렇지 않게 일반 직원에게 맡긴다. 그러나 이런 사례는 그 리더가 자원분배를 얼마나 못하는지 보여주는 단적인 예다. 월급을 환산하면 그냥 외주를 맡기는 게 훨씬 저렴하다. 하지만 당장 나갈 비용에 눈이 멀어 훨씬 더 비싼 돈을 주고, 심지어 퀄리티도 보장되지 않을뿐더러, 수행하는 사람의 전문성과도 연결되지도 않을 것에 시간과 노력을 쓰게 만든 것이다.


종종 질이 나쁜 전문가를 만나면 비용 대비 결과물이 형편없을 수도 있지만 그걸 감안해서라도 전문성이 없는 주위 직원에게 시키는 것보다 낫다. 옆에 있다고 해서 그 사람의 비용이 0원이 아니다. 무심코 일을 던지는 가치보다 대부분 높다. 그러니 일을 분배할 때 아무렇게나 던지지 말자. 그것이 진정 낭비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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